[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기적의 사나이'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 감독(54)의 위대한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29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2024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겸 파리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준결승전을 치른다.
'신 감독과 아이들'은 이번 대회에서 '기적'을 써 내려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조별리그 A조 첫 경기서 '홈 팀' 카타르에 0대2로 패했다. 당시 인도네시아는 선수 두 명이 퇴장 당했다. 경기 뒤 신 감독이 "따져보면 (석연찮은) 심판 판정이 너무 많았다. 이건 축구 경기가 아니라 코미디 쇼"라고 작심 비판했다.
첫 판에서 패하며 벼랑 끝에 놓인 인도네시아는 2차전에서 '우승후보' 호주를 1대0로 잡고 기사회생했다. 최종전에선 요르단을 4대1로 완파, 8강에 진출했다. 처음 이 대회 본선에 진출한 인도네시아는 신 감독 지휘 아래 토너먼트까지 오르는 역사를 작성했다. '매직'은 계속됐다. 인도네시아는 8강에서 대한민국을 승부차기 끝 꺾었다.
인도네시아는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간다. 이번 대회 1~3위는 파리올림픽 본선으로 직행한다. 4위는 아프리카 기니와의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통해 최종 운명을 정한다. 기니는 U-23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4위를 했다. 인도네시아 남자축구가 마지막으로 올림픽 본선에 오른건 무려 68년 전이다. 인도네시아는 1956년 멜버른 대회 이후 올림픽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를 이끌고 또 한 번 역사에 도전한다.
'K리그 레전드' 신 감독은 지도자로도 펄펄 날았다. 그의 이름 앞에 '그라운드 위 여우'란 수식어가 붙은 이유다. 신 감독은 한국을 이끌고 나선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대어' 독일을 잡는 기적을 썼다. 한국은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2연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하지만 3차전에서 독일을 2대0으로 제압했다.
신 감독은 2020년 인도네시아의 지휘봉을 잡은 뒤에도 줄곧 역사를 썼다. 그는 2020년 아세안축구연맹(AFF)컵 준우승, 2023년 AFC 20세 이하(U-20) 아시안컵 진출, 카타르아시안컵 사상 첫 16강 진출 등 각종 신화를 작성했다.
'조국' 한국을 꺾고 4강에 오른 신 감독은 "기쁘고, 행복하고, 기분이 좋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착잡하고 힘들다. 인도네시아를 맡고 있는 만큼 인도네시아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나와 지난 4년 동고동락한 선수들이 많다. 이들을 잘 파악하고 있어 동기부여만 잘 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에게 계속 자신감을 심어줬던 게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인도네시아 축구가 발전하고 있고, 어느 팀과 붙어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도 결승행 티켓을 놓고 이라크와 준결승전서 대결한다. 일본은 조별리그 B조에서 한국에 0대1로 패해 2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8강에서 카타르를 제압하고 4강에 올랐다. 일본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부터 8회 연속 올림픽 진출을 향해 나아간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