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구단의 정책이 그쪽이라면 더 시간을 줘야한다.'
첼시 구단 수뇌부를 비롯한 코칭스태프, 그리고 팬들까지 다들 충격을 받았다. 형편없는 졸전 끝에 치욕적인 참패를 겪었기 때문이다.
첼시는 24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아스널을 상대로 0대5로 박살이 났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레안드로 트로사르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데 이어 결국 벤 화이트(2골)와 카이 하베르츠(2골)에게 멀티골을 얻어맞았다.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 후 BBC와의 인터뷰에서 "세 번째 실점 이후 팀이 포기했다"며 불가항력의 완패였다고 밝혔다.
이로써 첼시는 최근 리그 8경기 연속 무패의 상승세가 처참히 중단됐다. 그러면서 포체티노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구단의 선수 영입 정책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날 첼시의 심장에 비수를 넣은 선제골의 주인공 레안드로와 멀티골을 넣은 카이 하베르츠가 모두 첼시 출신이기 때문이다.
이날 패배로 첼시의 유럽 대항전 진출 목표에는 빨간 불이 켜졌다. 이미 챔피언스리그복귀는 불가능하다. 유로파리그도 못 나갈 가능성이 커졌다. 포체티노를 경질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 출신이자 축구 평론가인 리오 퍼디낸드는 오히려 포체티노 감독을 옹호했다. 영국 매체 미러는 '퍼디낸드는 아스널전 굴욕 패배에도 불구하고, 첼시 구단이 왜 포체티노를 경질해서는 안되는 지 설명하고 있다'며 퍼디낸드의 관점을 전했다.
퍼디낸드가 포체티노의 편을 드는 이유는 명확하다. 구단의 선수 이적 정책이 이미 기존의 성과를 내는 선수보다 미래의 활약에 대한 잠재력을 지닌 선수들로 팀을 구성하는 데 맞춰져 있다는 것. 때문에 이런 선수들이 기량을 발휘하게 만들려면 포체티노 감독에게 더 시간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퍼디낸드는 TNT스포츠와의 인터뷰 도중 "내가 강조하고 싶은 건 만약 당신이 구단주이고, 잠재력 있는 선수들을 끌어 모으는 데 10억파운드를 쓴 상황이라면, 지금 감독을 해임해서는 안된다"면서 "이번 여름 첼시의 경영상황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 매우 궁금하다"며 첼시 구단이 성급한 판단을 내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