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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사구' 빼고 모든 게 완벽했던 크로우, 왜 78개 던지고 교체됐나 [인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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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잘 던지던 크로우, 왜 5이닝만 마치고 내려갔을까.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크로우는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 선발로 등판했다.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KBO리그에 새롭게 데뷔하는 외국인 투수 중 최고의 위력을 발휘할 걸로 기대를 모은 선수. 하지만 개막 첫 2경기는 실망스러웠다. 키움 히어로즈와의 개막전 승리는 챙겼지만, 5⅔이닝 5실점(4자책점)을 기록했다. 쑥스러운 승리.

그리고 지난달 30일 두산 베어스전은 4⅓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기대와 다른 모습이라는 평가가 조심스럽게 나왔다.

그 얘기를 들었는지, 이어진 2경기는 제 모습을 찾았다. 5일 삼성 라이온즈전, 11일 LG 트윈스전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5이닝 무실점, 6이닝 2실점(무자책점) 훌륭한 투구 내용이었다.

그래서 SSG전 어떻게 공을 던질지 관심이 모아졌다.

1회부터 변수가 있었다. 크로우가 개인통산 468번째, KBO리그 최다 홈런 기록에 도전하는 SSG 간판스타 최정을 사구로 내보냈다. 갈비뼈에 150km 강속구를 맞은 최정은 고통스러워했고, 곧바로 교체됐다. 크로우는 미안해서 어쩔줄 몰라했다. 멘탈적으로 흔들릴 수 있었지만, 크로우는 프로 선수답게 정신을 차리고 SSG 타자들과의 남은 대결에 집중했다.

5이닝 3안타 3삼진 무실점. 최정 사구 빼고는 모든 게 좋았다. 직구 최고구속은 153km를 찍었고,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에 스위퍼까지 섞어 던지며 SSG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그런데 5회를 마치자마자 곽도규와 교체됐다. 투구수 78개밖에 되지 않았기에 의문이 남는 교체. 이번 주 남은 일정을 감안할 때 크로우가 최대한 길게 끌어줘야 불펜을 아낄 수 있는 KIA였다.

KIA 관계자는 "크로우가 공을 던지는 오른팔 전완근에 뭉침 현상을 호소했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를 결정했다"고 알렸다. 그래도 5회를 채웠고, 팀이 5-0으로 앞섰으니 시즌 4승과 개인 3연승 요건은 완성했다.

한편, 크로우의 공에 맞은 최정은 갈비뼈 미세 골절 소견을 받았다. 크로우는 호투하고도, 웃지 못할 안타까운 상황이 만들어지고 말았다.

인천=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