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온라인에서는 시끄러웠지만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을 향한 현장 열기는 뜨거웠다. 특히 '하극상' 논란에 휩싸였던 이강인(PSG)은 그저 입간판으로만 대기줄 약 50m를 세우며 굳건한 인기를 자랑했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축구 A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과 격돌한다. 이 경기는 지난 13일 예매 오픈 단 1시간 만에 전석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아시안컵 성적 부진과 탁구게이트에 이은 불매운동 삼중고가 겹쳤지만 팬심은 끄덕도 하지 않았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경기 시작 약 4시간 전부터 붐비기 시작했다. 입장이 시작되기도 전인 오후 5시경 북문 광장은 어깨를 펴고 걷기 힘들 정도로 팬들이 모였다. 입장게이트는 물론 요즘 유행인 '4컷 사진'을 찍는 포토박스, 각종 이벤트 및 먹거리 대기줄, 실물 크기의 선수들 포토존까지 줄을 서지 않은 곳이 없었다.
부모님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전찬윤 신동우 구도준(이상 4학년) 신연우(이상 정선초·2학년) 어린이들은 잔뜩 기대감을 나타냈다. 신동우 군의 어머니는 "학교에 체험학습을 신청하고 강원도에서부터 네 시간을 운전해서 왔다"고 했다. 이들은 각기 손흥민(토트넘) 이강인 설영우(울산) 팬이라 자랑하며 태국전 승리를 기원했다. 신연우 군은 "100대0으로 이길 것"이라며 대승을 전망했다.
전찬윤 군은 손흥민과 이강인의 선후배간 다툼에 대해 "둘 다 잘못"이라고 냉정하게 평가하며 "하지만 이제 사과했으니 괜찮다. 모두 잘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자신을 이강인 팬이라고 밝힌 이혜수 씨(덕성여대 3학년)는 이강인의 PSG 유니폼을 입고 이강인 입간판과 추억의 사진을 남긴 뒤 인터뷰에 응했다. 이혜수 씨는 "오늘은 줄이 짧은 편이다. 지난 싱가프로전 때에는 거의 한 시간을 기다렸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른바 '탁구게이트'에 대해서는 "선수들끼리 일이다. 우리가 왈가왈부 할 것은 없다. 응원하는 마음이 오히려 더 커졌다. 잘못은 잘못으로 끝내야 하는데 비난 수위가 너무 높아진 감이 있다"고 진단했다. 함께 온 최연지 씨(안산대)도 "잘한 일은 아니지만 너무 심하다"라며 "오늘 경기는 6대0으로 이길 것"이라고 희망했다.
상암=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