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대만)=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휴식일마다 2군 훈련장을 찾는 1군 감독. 초보 감독이지만, 2군과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중시하고 있다.
SSG 랜더스 이숭용 신임 감독은 현재 대만 자이에서 1군 선수들을 이끌고 실전 경기 위주로 정규 시즌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이곳에는 SSG 2군 선수단도 훈련을 하고 있다. SSG는 이번 대만 캠프를 준비하면서, 2군이 먼저 들어가 캠프를 차리고 미국 1차 캠프를 마친 1군도 같은 도시로 이동했다.
숙소도, 훈련장도 가깝다. 1군과 2군 숙소는 차로 10분 남짓. 자이 시립 야구장에서 훈련하던 2군 선수단은 1군이 합류하면서 인근 연습 구장으로 메인 훈련 장소를 옮겼지만, 상황에 따른 긴밀한 공조가 가능하다.
이숭용 감독이 처음부터 주문했던 시스템이다. 1,2군이 가까이에 있으니 연습 경기때마다 1군 코칭스태프가 보고 싶은 2군 선수들을 부를 수 있다. 신인 박지환을 비롯해 정현승, 박대온, 최현석, 최수호, 서상준, 박민호 등 2군에 있는 선수들이 수시로 오가며 1군과 함께 경기를 뛰었다.
이숭용 감독도 휴식일을 반납했다. 이 감독은 캠프를 떠나기 전부터 "1군과 2군 훈련 일정을 휴식일이 서로 엇갈리게 짜달라"고 당부했다. 1군 휴식일에는 직접 2군 경기를 보고싶어서였다. 이숭용 감독은 지난 2월 29일 도류구장에서 열린 SSG 2군과 웨이취안 드래곤즈의 연습 경기, 그리고 4일 도강대학교 야구장에서 열린 SSG 2군과 푸방 가디언즈의 연습 경기를 직접 방문해 처음부터 끝까지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선수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어 벤치를 찾지는 않았고, 한발짝 떨어져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리그 평균 연령 최고령 1위. 30대 후반~40대 초반 선수가 많은 팀 특성상 SSG는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가 현재 최우선 과제다. 추신수가 은퇴를 앞두고 있지만, 추신수의 자리 뿐만 아니라 투수와 야수 할 것 없이 베테랑 선수들이 주축이다. 육성 실패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이제 정말 새로운 선수들을 키워내야 한다는 의지가 구단 곳곳에서 읽히고 있다.
이숭용 감독도 부임 직후부터 손시헌 2군 감독과 긴밀하게,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손시헌 감독이 적극적으로 눈을 빛내며 추천하는 선수는 주저 없이 1군에 불러서 직접 보고 있다. 이숭용 감독은 "손 감독이 그 똘망똘망한 눈으로 확신에 차서 이야기를 하면 안들어줄 수 없다"면서도 실제 손시헌 감독이 '찝은' 선수들이 자신있고 당찬 플레이를 보여주자 흡족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SSG 1군은 6일 연습 경기를 끝으로 대만 일정을 모두 마치고 7일 귀국한다. 2군은 2경기를 더하고 10일 귀국 예정이다.
귀국전 마지막 휴식일인 4일 2군 연습 경기를 찾은 이숭용 감독은 선수들에 대해 여러가지를 체크한 후 손시헌 감독에게 여러 당부를 했다. 이제 SSG는 귀국 후 본격적인 시범경기 체제에 돌입한다. 시범경기는 정규 시즌 개막을 앞둔 마지막 테스트 무대다.
이숭용 감독이 특별 주문한 2군 캠프 핵심 선수는 신인 내야수 박지환, 신인 투수 최현석, 좌완 투수 이기순이다. 2루와 3루 '멀티'를 준비하고 있는 박지환은 이미 타격 재능으로 대만 캠프 '핫스타'로 떠올랐고, 안정적인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을 갖춘 최현석도 첫 연습 경기에서 시선을 사로 잡았다. 이기순 역시 좌완 요원 가운데 공이 가장 좋다는 평가다.
이 3명의 선수들을 2군 캠프 남은 기간 동안 관리해서 시범경기 초반 1군에서 선을 보일 계획이다. 1군과 2군의 공조 작전. 육성과 성적 두가지를 모두 해내기 위한 첫 걸음이다.
자이(대만)=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