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한달 넘는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 긴 비행의 여독에도 표정은 밝았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문화'를 만들어낸 데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LG는 10개구단 중 가장 빠른 4일 새벽 미국에서 돌아왔다. 지난해와 같은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에 캠프를 차린 LG는 청백전 두차례, NC 다이노스와의 연습경기 두차례 등 총 4번의 실전을 치르고 돌아왔다.
염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의 최대 성과로 전력적인 차원이 아닌 팀 문화를 언급했다.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훈련하는 문화가 정착된 것에 매우 만족해 하는 모습이었다.
염 감독은 "우리 고참들이 내가 가장 원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줬다"면서 "코칭스태프가 제시한 것을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자율적으로 하는 캠프가 됐다. 자리를 잡는데 3∼4년 정도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2년차에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우리 팀이 가고자 하는 캠프의 문화가 정착됐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이번 캠프는 기존 선수들이 한단계 발전하는 것이 목표였다. 주전 선수들이 자기 야구를 정립하고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부족한 부분을 12월에 소통하고 준비해서 이번에 캠프를 치렀다"며 "누가 시켜서 하기보다 자기가 원해서 하는 노력이 훨씬 효과적이다. 우리 투수, 야수 고참들이 앞장서서 노력하면서 문화를 만들었고 후배들이 따라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우리만의 캠프 환경, 문화가 만들어졌다. 그런 부분이 매우 잘된 캠프"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고참들을 만난 게 나와 코칭스태프에게 행운이고, 우리 팀에겐 앞으로 10년간 재산이 될 것"이라며 고참들을 향한 폭풍 칭찬을 이어갔다.
젊은 선수들의 발전에 대해서도 기대를 했다. "캠프 초반에는 어린 선수들을 보면서 '올해 쓸만한 애들이 있을까' 의문이 들었는데 막판에는 많이 나타났다"며 "(김)현종이의 경우도 처음에는 '신인이네'하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기본기를 채우고 내년 캠프에 데려오면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었다. 김성진도 마찬가지였고…. 그런데 캠프를 하면서 엄청나게 흡수하며 성장했다"고 말했다.
남은 기간 동안엔 불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마무리 고우석이 빠지면서 새로 유영찬을 마무리로 낙점했다. 이정용이 상무입대하고 함덕주가 팔꿈치 수술로 전반기 투입이 쉽지 않게 되면서 지난해 우승에 큰 역할을 했던 불펜진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염 감독은 "불펜을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유영찬과 정우영 백승현 박명근 김진성 등으로 기본 틀을 잡고 윤호솔과 김유영이 올해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 또 이상영 이종준 성동현 김대현 등도 언제든지 기회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잘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LG는 5일 휴식한 뒤 6∼8일 잠실에서 훈련을 갖고 9일부터 시범경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인천공항=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