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스마일 점퍼' 우상혁(27·용인시청)이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2연패에 아쉽게 실패했다.
우상혁은 3일(한국시각) 영국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 에미리츠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 2024 세계실내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승에서 2m28을 넘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상혁은 2022년 3월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선수권에서 2m34를 넘어 한국 육상 트랙&필드 사상 첫 메이저대회 금메달을 따냈다. 우상혁은 하비에르 소토마요르(쿠바·1993년, 1995년), 스테판 홀름(스웨덴·2001년, 2003년, 2004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이 대회 높이뛰기 2회 연속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2회 연속 메달 획득에라는 값진 성과를 냈다.
출전 선수 중 유일하게 첫 번째 도전 높이인 2m15를 건너뛴 우상혁은 두 번째 과제인 2m20부터 시동을 걸었다. 우상혁은 1차 시기에서 깔끔하게 바를 넘었다. 경쟁자가 8명으로 준 세 번째 도전 높이 2m24에서 우상혁은 하마터면 조기에 탈락할 뻔했다. 1, 2차 시기 모두 다리로 바를 건드렸다. 우상혁은 3차 시기에서 남다른 집중력을 발휘하며 극적인 통과에 성공했다.
2m28로 도전을 이어간 우상혁은 2차 시기에서 가뿐히 통과하며, 6위로 처졌던 순위를 3위로 끌어올렸다. 높이뛰기는 같은 높이를 넘었더라도 성공 시기에 따라 순위가 갈린다. 2m28을 기점으로 해미시 커(뉴질랜드), 셸비 매큐언(미국), 우상혁까지 세 명의 금메달 경쟁으로 압축됐다. 우상혁은 다음 도전 높이인 2m31을 1, 2차 시기 모두 실패한 뒤 바를 높이지 않고 3차 시기에 도전했다가 아쉽게 실패하며 도전을 멈췄다.
우상혁과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된 매큐언도 2m31을 두 번 연속 실패한 뒤 2m34로 높여 승부를 걸었으나 실패해 2위에 머물렀다. 매큐언은 지난달 11일 체코 후스토페체 실내높이뛰기 대회에서 똑같이 2m33을 넘은 뒤 성공 시기에서 앞서 우상혁을 2위로 밀어내고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번에도 우상혁과 2m28로 같았지만 이전 높이 성공 시기에서 앞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복병' 커는 2m31까지 모든 높이를 1차 시기에 성공하는 놀라운 실력을 자랑하며 금메달을 확정한 뒤 2m36도 넘어 올해 시즌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우상혁은 올해 출전한 4번의 대회에서 모두 메달을 수집해 기량을 꾸준하게 유지했다. 후스토페체 대회에 이어 2월 14일 슬로바키아 반스카비스트리차 실내대회(2m32), 21일 체코 네흐비즈디 실내대회(2m30)에서 연거푸 우승했다. 하지만 최고 목표인 파리올림픽에 앞서 2연패에 초점을 맞췄던 이번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서 2m30도 넘지 못하고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현역 최고 점퍼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 2023년 실외 세계선수권 챔피언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까지 결장한만큼 아쉬움은 더욱 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