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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프관정맥문합술, 심부전 위험 최고 30%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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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림프부종 환자에게 최근 많이 시행되고 있는 림프관정맥문합술(lymphaticovenous anastomosis, LVA)이 심부전(heart failure)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북대병원 성형외과 류정엽 교수가 발표한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7년부터 2021년에 진단받은 림프부종 환자들과 일반 인구를 성별, 연령별 비교해 총 9만9400명을 분석한 결과, 심부전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위험인자들을 보정하고도 림프관정맥문합술을 받은 림프부종 환자는 림프관정맥문합술을 받지 않은 림프부종 환자보다 30%, 일반 인구보다 20% 심부전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층화추출법 분석을 통해 50세 미만의 젊은 환자, 남성, 정상-비만 BMI 환자에게서 심부전의 위험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류 교수는 우리 신체에서 림프액은 간질액으로 분류되고, 림프부종이 없는 정상인은 간질액과 혈액 사이의 흐름이 막혀 있지 않기 때문에 정상인의 심장은 간질액을 포함한 혈액의 양에 적응되어 있다면서, 림프부종이 발생하면 간질액과 혈액 사이의 흐름이 차단되기 때문에 림프부종 환자의 심장은 간질액의 양이 아무리 많더라도 혈액의 양에만 적응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림프부종 환자가 림프관정맥문합술을 받게 되면 이미 축적되어 있던 간질액과 앞으로 발생할 간질액이 갑자기 혈액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이미 혈액의 양에만 적응되어 있던 심장에 과부하가 걸리는 상황이 발생해 심부전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림프관정맥문합술을 받은 림프부종 환자는 림프부종이 없는 일반 인구에 비해서 생존율이 감소했으며, 림프관정맥문합술을 받지 않은 림프부종 환자와 비교해서는 생존율의 통계적 유의성이 없었다고 밝혔다.

류 교수는 우리나라 의료 이용의 특성을 고려하면 림프관정맥문합술을 받은 병원과 심부전의 치료를 받은 병원이 다른 경우가 많고 환자가 심부전을 진단받았다고 하더라도 림프관정맥문합술을 시행한 의사에게 그 사실을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림프관정맥문합술을 시행한 의사 입장에서는 환자가 심부전을 진단받은 사실을 경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러한 유형의 관찰연구는 우리나라에서 행해지는 모든 급여의료행위가 기록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구에서만 규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외과 저널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2024년 2월호에 게재됐다.

이 연구로 류정엽 교수는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Biological Research Information Center)가 주관하는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한빛사)'에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로 선정됐다.

한빛사(BRIC)는 생명과학분야의 학술지 가운데 Impact Factor가 10 이상의 학술지에 논문을 주저자로서 게재한 한국인 과학자를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로 선정, 등재하고 있다. 특히 논문 리뷰 과정에서 성형외과 전문의뿐만 아니라 의학 통계를 전공한 예방의학 전문가와 심부전에 대해 누구보다도 전문적인 식견이 높은 심장내과 전문의의 리뷰를 모두 거친 뒤 연구 결과에 대한 동의를 모두 이끌어내 더욱 더 신빙성이 높은 연구 결과임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류정엽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 림프부종 환자에게 림프관정맥문합술을 시행하기 전에 필히 심부전의 위험성을 알려야 할 필요가 있고, 특히 50세 미만의 젊은 환자와 남성, 정상-비만 BMI 환자, 다른 질환으로 인한 심부전의 고위험군인 환자에게 무분별한 림프관정맥문합술을 시행하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