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올해 LG 야구 성패는 여기에 달려있습니다."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에서 2024 시즌 구상에 한창인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 훈련중인 선수들을 바라보며 "올해 우리 야구는 여기서 승부가 난다"고 말했다. 그리고 불펜쪽을 바라봤다.
LG는 지난 시즌 29년만의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막강한 불펜의 힘이 정규시즌에도, 한국시리즈에도 발휘됐다. 하지만 그 우승 주역 중 3명이 빠졌다. 가장 중요한 마무리 고우석, 좌완 스페셜리스트 함덕주, 전천후 이정용이 없다. 그래서 올시즌 LG가 우승을 장담하기 힘들다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다.
염 감독도 이를 인정한다. 대신 그 얘기를 듣고 서운할 게 아니라, 그런 얘기가 안나오게 새로운 자원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단 필승조 윤곽은 드러났다. 마무리는 지난 시즌 혜성처럼 나타난 유영찬이다. 그 앞 필승조로 정우영, 백승현, 박명근, 김진성 등을 배치한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정우영이 개막전에 맞추지 못할 것으로 보였는데, 회복 속도가 매우 빠른 게 희망적이다.
그런데 이들만으로 한 시즌을 치를 수 없다. 유영찬, 백승현, 박명근도 기존 필승조들 외에 지난해 새롭게 발굴해낸 선수들이다. 이 세 사람이 지난해 해준 역할을 할 새 얼굴들을 찾는 게 염 감독이 짊어진 미션이다.
그래도 염 감독은 희망에 차있다. 후보군들이 많다. 이상영, 김유영, 김대현, 성동현, 윤호솔, 이종준 등이 그 주인공이다. 염 감독은 왼손쪽에 별로 걱정이 없어보인다. 이상영과 김유영에 대한 기대가 엄청나다. 실제, 캠프에서 두 사람 모두 쾌조의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염 감독은 특히 이상영에 대해 "무조건 개막 엔트리에 들어갈 거라고 보면 된다"며 신뢰를 드러내고 있다.
성동현은 '불펜의 선동열'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한다. 비운의 NC 다이노스 우선지명 투수였던 윤호솔도 구위가 너무 좋아 염 감독이 눈여겨보고 있다. 2차드래프트에서 데려온 이종준은 독특한 투구폼과 우타자 몸쪽으로 휘어지는 무브먼트로 염 감독의 "제대로 키워보고 싶다"는 칭찬을 들었다.
염 감독은 "계획대로 선수들이 다 성장해준다면 정말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는 되기 힘들다. 이 선수들 중 2~3명만 필승조급으로 올라와준다면 지난 시즌과 비슷한 흐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염 감독 말대로 지난 시즌 기존 필승조 자원들이 부진할 때 나타난 유영찬, 백승현, 박명근이 LG 우승 지분의 상당량을 차지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