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2~3년 안에 스토퍼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택연은 지난 24일 일본 미야자키 이키메 구장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2군과의 경기에서 9회 마운드에 올라와 1이닝 동안 무피안타 무사4구 3탈삼진 무실점 피칭을 했다. 총 투구수는 13개.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9㎞까지 나왔고, 커브와 슬라이더를 섞었다.
2024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두산은 인천고 투수 김택연(19)을 지명했다.
시속 150㎞대의 빠른 공을 던지면서 안정적인 제구까지 갖췄다는 평가. 고3 시절 13경기에 나와 64⅓이닝을 던지면서 삼진 97개를 잡는 동안 사4구는 10개 밖에 내주지 않았다.
두산은 확실하게 대우를 했다. 신인드래프트장에서 김택연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준비했다. 계약금은 전체 1순위 지명인 황준서(한화)와 같은 3억 5000만원을 안겼다.
마무리캠프에서 김택연은 철저하게 관리를 받았다. 9월 대만에서 열린 U-18 야구월드컵에서 5일 연속 마운드에 오르는 등 대회 기간 동안 247구의 공을 던졌다. 곧바로 캠프에 합류하지 않고 재활 및 회복에 나섰다.
마무리캠프 막바지 합류해 팀 분위기를 익히도록 한 뒤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했다.
1차 호주캠프부터 김택연은 눈도장을 받았다. 첫 피칭에서는 긴장한 탓에 다소 공이 위로 뜨는 경향이 있었지만, 두 번째 피칭부터는 조금씩 제 기량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조웅천 투수코치는 "회전력이 좋더라"고 감탄을 하기기도 했다.
24일 경기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치른 첫 연습경기. 2군이라고는 하지만 일본 구단과의 맞대결에서 김택연은 첫 선을 보였다.
초구부터 147㎞ 몸쪽으로 공을 과감하게 붙인 김택연은 계속해서 빠른 공 승부로 밀어붙였다. 첫 타자는 1B2S에서 한 가운데 직구를 던졌지만, 방망이가 나오지 않은 채 그대로 루킹 삼진이 됐다.
김택연의 묵직한 직구에 소프트뱅크 타자들은 좀처럼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두 번째 타자와 세 번째 타자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특히 두 번째 타자를 삼진으로 잡은 공은 시속 149㎞가 찍혔다.
스트라이크존 안에 계속해서 직구를 꽂아 넣는 모습은 "2~3년 안에 스토퍼(마무리)로 성장할 선수"라는 기대가 과장이 아님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김택연은 "두산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첫 연습경기였다. 마운드 위에서 도망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나를 믿고 자신있는 투구를 하고 싶었다"라며 "너무 잘하려고 하지 않고 그동안 해왔던 걸 이어가는 데만 초점을 맞췄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택연은 이어 "내 공이 통하는지 궁금했기 때문에 속구 위주의 투구를 했는데 결과가 좋아 만족스럽다. 비공식 첫 경기였기 때문에 들뜰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성실히 준비해 시즌 시작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