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일본)=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첫 대결은 형이 웃었다. 하지만 '동생'도 남다른 의미로 가득한 경기였다.
롯데자이언츠는 24일 일본 오키나와 이토만의 니시자키 야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지바롯데와의 교류전 1차전에서 3대7로 패했다.
초반 싸움은 대등했다. 6회말 역전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7회초 대거 4실점하며 승기를 내줬고, 아쉽게 패했다.
롯데로선 얻은게 많은 경기였다. 선발 애런 윌커슨이 2이닝 퍼펙트로 호투하며 개막전 전망을 밝혔고, 새 외국인타자 레이예스는 시원한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장타력 의문에 답했다. '2루수' 고승민은 그림같은 다이빙캐치를 선보이며 수비력에 대한 의구심을 지웠고, 한동희는 멋진 적시타로 야구 갈증을 풀어줬다.
롯데로선 올봄 보기드문 일본 야구 1군과의 연습시합 기회. 지난해에는 지바롯데 2군과의 교류전을 위해 대만옆 오키나와 이시가키로 향했던 롯데다.
올해는 다르다. '형제구단'으로서 그룹 차원의 연결을 통해 오키나와 본섬에서 1군과 교류전을 치르는 귀중한 경험을 했다. 두 팀의 교류전은 2007년 이후 17년만이다. 지난 22일 합동훈련에 이어 24~25일 연전을 치른다.
박준혁 롯데 단장은 "앞으로도 지바롯데와의 교류전을 정례화해 형제 구단으로서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두 팀은 교류전 외에도 선수 및 지도자 교류 등 다양한 노하우를 주고받기 위해 지속적인 소통을 할 예정이다.
이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겸 롯데 구단주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이갑 커뮤니케이션실 실장이 현장을 찾아 경기를 지켜봤다. 두 사람은 이강훈 롯데 구단 대표, 박준혁 단장과 함께 경기를 관전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올시즌 롯데에 대한 그룹 차원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준다.
지바롯데는 사실상 주력 타자들을 풀가동, 1군에 가까운 라인업으로 화답했다. 전날 라쿠텐 골든이글스를 상대로 두자릿수를 따냈던 화력을 롯데 상대로도 유감없이 뽐냈다.
투수 역시 개막전 선발이 확정된 투수간의 맞대결이었다. 롯데는 윌커슨, 지바롯데는 오지마 카즈야가 출격해 각각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롯데는 이날 윌커슨을 시작으로 나균안(3회) 전미르(4회) 진해수(5회) 김상수(6회) 최준용 김진욱 박진형(7회) 구승민(8회) 김원중(9회)이 이어던지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3회초 지바롯데가 선취점을 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챠타니 켄타가 좌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솔로포를 터뜨렸다. 맞는 순간 홈런이다 싶을만큼 잘 맞은 한방이었다.
롯데는 3회말 절묘한 작전야구로 동점을 이뤘다. 2사 1,3루에서 3루주자 박승욱과 1루주자 김민석의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딜레이드 홈스틸을 성공시켰다.
4회초 등판한 전미르가 2사 1,3루에서 오카 히로미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1-2로 뒤졌지만, 이어진 2사 만루 위기에서 실점 없이 잘 막았다. 곧바로 4회말 레이예스가 우중간을 훌쩍 넘기는 동점포를 터뜨렸다.
5회초 김민석, 6회초 고승민이 다이빙캐치를 선보였다. 마운드 역시 베테랑 진해수와 김상수가 든든하게 지켰다. 김상수는 멋진 견제로 분위기를 한층 달궜다. 이어 6회말 한동희의 역전타가 터지며 3-2로 뒤집었다.
하지만 7회초 흐름이 급격하게 지바롯데로 기울었다. 바뀐 투수 최준용이 2루타와 안타, 도루로 무사 2,3루 위기를 맞았고, 내야 땅볼에 이어 챠타지 켄타의 적시타가 이어지며 3-4 역전을 허용했다.
뜨거워진 지바롯데 타선은 다음 투수 김진욱을 상대로 1사 만루에서 우에다 큐우토의 2타점 적시타까지 이어지며 3점차로 앞서갔다.
롯데는 8회초 투수 구승민, 3루수 이학주, 유격수 오선진, 중견수 황성빈을 잇따라 투입하며 선수단 전반에 실전 경험을 부여했다. 하지만 구승민이 1점을 더 내줘 3-7이 됐다.
9회초 김원중이 마지막 이닝을 실점없이 잘 막았지만, 추가 득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오키나와(일본)=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