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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78승vs토종 최초 160㎞, 누가 1선발? 만년꼴찌 한화의 행복한 고민 시작됐다[SC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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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토종 1선발급 투수가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나 생긴다. 어떤 감독이든 함박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이런 행운이 한화 이글스 최원호 감독에게 찾아왔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의 복귀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 구상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류현진은 큰 틀에서 한화와 입단 계약에 합의했다. 다만, 세부 조율에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다. 늦어도 22일에는 공식발표가 이뤄질 전망이다.

류현진은 2013년 LA 다저스에 입단하면서 미국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시즌을 마무리한 지난해까지 빅리그 통산 78승을 수확했다. 부상으로 빠졌을 때를 제외한 10시즌 중 4차례나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함께 국가대표 좌완 트로이카를 구축한 명실상부한 에이스다.

최 감독의 행복한 고민은 청년 에이스 문동주(21)의 존재에 있다.

2022년 KBO리그에 데뷔한 문동주는 본격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한 지난해 8승을 거두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특히 국내 투수 최초로 공식 경기에서 160㎞의 공을 던지는 기록을 세웠다. 항저우아시안게임과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도 출전해 국제무대 경쟁력을 인정 받은 '차세대 국대 에이스'다.

류현진 입단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만 해도 문동주는 한화의 개막전 유력 선발 후보였다.

한화는 펠릭스 페냐, 리카르도 산체스라는 두 명의 외국인 투수가 있다. 지난해 팀내 최다인 11승을 거둔 페냐나 KBO리그 2년차를 맞이하는 산체스 모두 좋은 투수지만, 개막전이란 상징성 뿐 아니라 구위 면에서도 문동주가 1선발로 나서기엔 큰 문제가 없을 전망. 하지만 최고 투수 류현진의 복귀로 상황이 달라졌다.

가장 풍부한 경험을 갖춘 베테랑 에이스와 가장 좋은 구위를 보유한 청년 에이스를 동시에 보유한 최 감독 입장에선 행복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류현진은 팔꿈치 수술에서 복귀한 지난해 후반기부터 실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성기 시절에 비해 구속은 떨어졌지만, 변화구 제구는 오히려 더 예리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수술 복귀 후 첫 풀타임 시즌인 올해는 구속도 늘어날 수 있다. 미국 현지에서 류현진이 선발이 부족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던 이유다. 예상대로 나아진 모습을 보여준다면 KBO리그 내 류현진의 경쟁력은 톱클래스가 되기에 충분하다.

관건은 페이스. 류현진은 지난달 이태양 장민재 김기중 남지민(이상 한화) 등 후배 투수들과 일본에서 개인 훈련을 하면서 몸을 만들었다. 행선지가 결정되지 않은 최근까지도 개인 훈련으로 컨디션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실전 소화는 조금은 다른 영역. 한화 입단 후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더라도 다른 선수에 비해 사실상 한 달 가량 늦게 시즌을 출발하게 된다. 불펜과 라이브피칭, 연습경기 등 실전 점검 기간을 고려한다면 개막전까지 날짜를 맞추기 빠듯할 수도 있다. 류현진이 선수단 합류 후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최 감독의 판단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고난의 리빌딩에 특급 에이스의 복귀로 활기가 도는 한화 이글스. '만년꼴찌'에서 KBO리그 판도를 뒤흔들 다크호스로 탈바꿈한 한화의 행복한 고민이 시작됐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