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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캠 현장인터뷰]41세 맞아? 골절 후유증 없었다...첫날부터 쾅쾅! 되려 코치들이 걱정 "좀 살살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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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라(호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왜 이렇게 세게 치냐(웃음)"

1일(한국시각)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의 MIT볼파크에서 진행된 KIA 타이거즈의 2024 스프링캠프 첫 훈련. 타석에 선 '맏형' 최형우(41)는 연신 힘차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런 최형우를 노심초사 바라본 건 코칭스태프. 최형우는 지난해 9월 24일 광주 KT 위즈전에서 주루 도중 상대 선수 발에 걸려 넘어져 왼쪽 쇄골이 분쇄골절 됐다. 견쇄관절 손상 진단으로 재활까지 4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비시즌 재활과 몸 만들기에 집중했던 최형우가 타격 훈련에 나선 건 이날이 처음. 상태에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었다. 한참을 지켜보던 진갑용 수석코치는 "첫 날부터 왜 이렇게 세게 치느냐"며 우려했으나, 얼굴엔 미소가 희미하게 피어올랐다.

최형우는 "50% 정도의 힘으로 쳤다. 오늘 처음으로 공을 쳐봤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통증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4개월을 쉬었다. 방망이는 많이 쳐야 감이 올라오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되도록 많이 치고 싶다. 사실 오늘도 트레이닝 파트에선 '치지 말라'고 하셨다. 그런데 내가 그런 성격이 안돼서 말 안 듣고 쳐봤다"고 웃었다. 그는 "오늘 와서 훈련을 해보니 나쁘진 않다. 당장 100%의 힘으로 칠 순 없지만, 2주 뒤 정도부터는 보강 훈련도 병행하면서 컨디션을 올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1983년생인 최형우는 올해로 41세. 올 시즌을 앞두고 2년 총액 22억원의 비FA 다년계약을 했다. 지난 시즌 121경기 타율 3할2리(431타수 130안타) 17홈런 8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87. 여느 후배 타자보다 나은 성적을 얻었던 그에게 충분한 대우였다.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좋은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그는 이제부터 KBO리그 출신 타자 중 드문 '40대 현역'의 길을 걷는다.

최형우는 "사실 어느 순간부터 엄청나게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은 버렸다. '이 나이까지 한다'는 자부심 역시 물론 없다. 그저 내게 주어진 하루하루에 충실하자는 생각 뿐이었다"며 "올 시즌을 앞두고 이렇게 좋은 계약을 해주셔서 책임감을 더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에게 새로운 계약은 동기부여이기도 하다"며 "계약을 하니 이전보다 잘 해야 한다는 의식이나 책임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팀에서 대우를 해준 만큼 그에 걸맞은 뭔가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크다"고 덧붙였다.

'맏형'의 역할이 절실한 KIA다. 전임 감독이 캠프 출발 이틀을 앞두고 불미스런 사건으로 팀을 떠났다. 사상 초유의 사령탑 없는 스프링캠프, 진갑용 수석코치와 코칭스태프가 힘을 모으고 있으나 캠프의 중심인 선수들이 결속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한계가 있다.

최형우는 "오늘 보니 생각보다 선수들이 밝고 컨디션도 좋다. 비시즌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운동을 해왔는데, 그때도 어린 선수들이 매일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서 색다른 느낌이 들더라"며 "나이 든 선수 입장에서 보면 어린 나이에도 비시즌을 소홀히 하지 않고 개인 운동을 하는 모습에 뿌듯한 마음이 들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에 대해 선수들이 굳이 의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들 겨울에 열심히 해왔고,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라며 "수석코치님 말처럼 지금 이 상황을 즐기고 웃으며 몸을 만들면 된다. 새 감독님이 오시면 우리 역할을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캔버라(호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