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오타니 쇼헤이와의 6년 인연을 끝마친 LA 에인절스가 올시즌 5인 로테이션으로 복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에인절스는 오타니가 본격적으로 로테이션에 합류한 2021년부터 6인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5인 로테이션의 경우 보통 4일 휴식 후 등판하는데, 6인 로테이션은 5일 이상 휴식 후 등판이 훨씬 잦아 일반적인 선발투수에게는 낯선 방식이다.
그러나 오타니는 일본 프로야구(NPB)에서 1주일에 한 번 등판하는 로테이션에 익숙한데다 투타 겸업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배려로 에인절스는 6인, 즉 6일 로테이션을 썼다.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이런 6인 로테이션을 유지한 팀은 에인절스 밖에 없다.
당연히 다른 선발투수들은 루틴이 자주 깨지고 컨디션 조절이 불편할 수밖에 없었을 터. 아니나 다를까. 에인절스 투수가 이에 대한 생각을 밝혀 눈길을 끈다.
바로 23세의 좌완 리드 디트머스다.
디트머스는 17일(한국시각) 현지 메이저리그 전문 채널 '파울 테리토리(Foul Territory)'와의 인터뷰에서 "오타니는 정말 믿을 수 없는 선수다. 자기 일에 관해서는 정말 철두철미했다"며 "투타 두 가지를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모를 지경이다. 너무 쉽게 하는 것 같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그는 "투수로는 매우 조용하고, 집중한다. 불펜과 웨이트트레이닝 룸에서 그를 보면서 많은 걸 배웠다. 내가 오타니에 대해 가장 그리운 것은 바로 불펜피칭과 캐치볼하는 모습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오타니의 '루틴'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디트머스는 오타니로 인해 팀 로테이션이 불규칙했던 점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이제는 우리도 5인 로테이션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게 되면 정말 좋은 일이다. 5일마다 루틴에 맞출 수 있으니까 말이다. 6일은 긴 시간이다. 선발 등판하고 다음 등판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줄어야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오타니는 2021년 5일 휴식 등판이 6경기, 6일 이상 휴식은 17경기였다. 2022년에는 5일 휴식이 늘어 12경기, 6일 이상 휴식 후 등판이 16경기였다. 지난 시즌에는 5일 휴식 후 등판이 15경기, 6일 이상이 7경기로 휴식 기간이 훨씬 짧아졌다. 그래도 보통의 선발투수들이 하는 4일 휴식 후 등판은 한 번도 없었다.
통산으로 따지면 3일 휴식 1경기, 5일 휴식 33경기, 6일 이상 휴식 52경기다. 오타니는 지난해 4월 18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2이닝 동안 31구를 던진 뒤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는 바람에 교체돼 3일 휴식 후인 4월 22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 선발등판한 바 있다.
이렇다 보니 에인절스는 6선발을 쓰면서 오타니의 휴식 기간을 보장해줘야 했고, 그에 따라 다른 선발투수들의 등판 간격이 일정하지 못했다. 이에 대한 불만이 없었을 리 없다. 디트머스도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작년 에인절스 선발투수 중 평균자책점 3점대는 오타니 밖에 없었다. 디트머스(4승10패, 4.48), 패트릭 산도발(7승13패, 4.11), 타일러 앤더슨(6승6패, 5.43), 그리핀 캐닝(7승8패, 4.32) 등 나머지 선발들은 평균 이하의 성적에 머물렀다. '오타니 로테이션' 탓도 있었다고 봐야 한다.
디트머스는 2020년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해 202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그는 2022년 5월 11일(이하 한국시각)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에서 9이닝 무안타 무실점 1볼넷 2탈삼진의 노히터를 펼친 투수로 유명하다. 에인절스 구단 역대 최연소 기록으로 당시 그는 22세 10개월의 나이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