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승격 도전하는 김도균 이랜드 감독 "선수구성 80% 이상 만족, 지난 9년간의 이랜드에서 탈피하겠다"[인터뷰]

by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지난 9년간 보여준 서울 이랜드의 모습에서 탈피하겠다."

김도균 신임 서울 이랜드 감독의 포부는 강하다. 서울 이랜드는 2014년, 많은 기대 속에 창단했다. 1996년 수원 삼성 이후 무려 18년만에 새로 생긴 기업구단이었다. 연고지도 서울이었다. K리그2에서 출발한 이랜드는 과감한 투자를 통해 금방이라도 K리그1에 올라갈 기세였다. 하지만 결과는 9년째 제자리다. 승격은 커녕 플레이오프도 한차례 밖에 나가지 못했다. 2023시즌에도 K리그2에서 두번째로 높은 연봉을 쏟아부었지만, 결과는 11위에 머물렀다.

창단 10주년을 맞는 올해, 칼을 빼들었다. 창단 후 처음으로 1부 승격 경험이 있는 감독을 선임했다. 해법은 김도균이었다. 김 감독은 부임 첫 해였던 2020년 수원FC를 승격시킨데 이어, 이후 K리그1에서도 수원FC를 창단 최초로 파이널A로 이끌고, 잔류 미션을 달성하는 등 3시즌간 팀의 성공시대를 이끌었다.

이랜드와 동행을 시작하게 된 김 감독은 "수원FC에서 4년 동안 여러 경험을 쌓았다. 나름 성공적이었다. 이랜드의 관심을 받고, 새롭게 출발하게 됐다"며 "새 팀에서 새로운 동기부여를 갖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 의욕이 생긴다"고 했다. 김 감독이 꼽은 이랜드 실패의 원인은 '선수구성'이었다. 그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선수 구성이라 본다. 2020년부터 지켜본 봐로는 돈을 적지 않게 쓴 것에 비해 제대로 구성이 안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김 감독은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 많은 공을 들였다. 김오규 김영욱 등 K리그에서 잔뼈가 굵고, 승격 경험이 있는 베테랑들을 대거 영입했다. 피터, 박민서 등 K리그2에서 검증된 선수들도 품었다. 김 감독은 "나름 생각한 대로 된 것 같다. 지금까지는 80% 이상 만족한다. 무엇보다 수비 보강에 신경을 썼다. 전체적으로 밸런스 있는 축구를 하기 위한 영입을 했다. 지난 시즌 밸런스가 깨지면서 공격도, 수비도 어정쩡한 팀이 됐다. 돌이켜보면 2020년, 2021년 밸런스 있게 축구를 했다. 그런 부분을 돌아보며, 팀 전체가 함께 할 수 있는 팀을 만들기 위한 구성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FC서울의 레전드' 오스마르 영입이 방점이다. 김 감독은 "원래 생각했던 외국인 선수가 갑자기 안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회다' 싶어 연락을 했다"며 "오스마르가 우리 팀의 중심이 되는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라 판단했다. 나이가 많지만, 그럴만한 능력이 있다. 외국인 선수지만 K리그 경험이 많은만큼 선수들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김 감독은 수원FC와 승격을 도전했던 4년 전과 지금을 비교했다. 그는 "그때는 잘 준비해서 '5위 안에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무조건 들겠다'는 느낌이다. 그때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상대의 견제도 예상된다. 벌써부터 이랜드를 승격 후보로 꼽는 이들이 많다. 김 감독은 "아직 뚜껑을 열지 않아 누구도 모르는 상황이다. 수원 삼성, 부산 아이파크, 성남FC, FC안양, 전남 드래곤즈, 김포FC 모두 쉽게 볼 수 있는 팀이 아니다. 첫번째 로빈을 돌아봐야 파악이 될 듯"이라고 했다.

스타일에도 변화를 줄 생각이다. 공격축구에다 촘촘한 수비를 가미할 계획이다. 김 감독은 "상위권에 들기 위해서는 수비가 강해야 한다. K리그1에서 했던 축구를 했다가는 가능성이 없다. 물론 공격적으로 하겠다는 철학은 여전하지만, 수비 쪽 밸런스를 잘 맞춰야 한다. 오스마르의 위치에 따라 포백과 스리백을 오갈 계획이다. 상대가 어려워 할 수 있는 전략, 전술을 펼칠 생각"이라고 했다. 일본인 출신의 전술 코치가 가세하며 디테일한 부분도 더할 계획이다.

김 감독은 '변화'를 강조했다. 목표는 승격이지만, 우선 달라진 이랜드를 보여주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 상대를 이기려는 힘을 가진 팀이 돼야 한다. '우리가 우승을 한다, 승격을 한다'는 마음가짐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9년 간 이랜드가 보여준 모습에서 탈피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꿈꾸던 승격도 깊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