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이런게 바로 '원팀'이다. 부상으로 이탈한 김진수(전북 현대) 황희찬(울버햄턴)이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비록 팀 훈련에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이들은 동료들과 한 공간에서 재활하며 호흡을 맞췄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12일(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알 아글라 훈련장에서 공식 훈련을 진행했다. 한국은 15일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시작으로 카타르아시안컵 레이스에 돌입한다. '클린스만호'는 64년 묵은 '우승의 한'을 풀기 위해 나선다. 한국은 지난 1956, 1960년 2연속 우승 이후 정상을 밟지 못했다.
'클린스만호'는 차근차근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10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를 떠나 '결전지'에 입성했다. 11일 오전 훈련으로 컨디션을 점검했다. 당초 11일 하루는 휴식을 가질 예정이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10일 진행한 마지막 훈련 때 자체적으로 11대11 경기를 했다. 선수 평균 9㎞를 뛰는 강도 높은 훈련으로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선수단은 카타르 도착 뒤 간단한 환영 행사까지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로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클린스만호'는 코칭스태프 회의 끝에 계획을 변경했다. 선수들이 휴식을 반납하고 훈련을 원했기 때문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회복을 준비하려고 했다. 그런데 선수들이 훈련장에 가 보고 싶다고 했다.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 선수들에게 언제든 와서 원하는 것을 공유해달라고 했다. 축구는 선수들이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감독이 전술 지시, 교체를 할 수도 있지만 결국은 선수들이 직접 하는 것이다. 선수들이 의견을 모아 얘기하는 것은 좋다"고 말했다.
안타까운 점이 있었다. 부상 변수였다. 이재성(마인츠)은 훈련 중 왼발등 타박을 입었다. 김진수(전북 현대)는 왼종아리에 불편함을 느껴 재활 중이다. 황희찬(울버햄턴)도 왼엉덩이 근육 피로 누적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황희찬은 조별리그 1차전부터 출격을 원하지만, 쉽지 않을 수 있다. 김진수는 조별리그에 나서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도 이재성은 12일 훈련에 정상적으로 참가했다. 다만, 김진수와 황희찬은 별도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김진수는 밴드를 이용해 근육 강화에 나섰고, 황희찬은 사이클을 타며 감각을 끌어 올렸다. 이들 외 24명은 한 시간 가량 진행된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이날 필드 플레이어는 세 개의 조로 나눠 훈련을 진행했다. 손흥민이 이끄는 '파란색 조'엔 김영권 이기제 문선민 이재성 정승현 설영우가 위치했다. 김민재가 메인이 된 '빨간색 조'엔 이순민 조규성 박용우 정우영 오현규 김지수가 자리했다. 이강인이 리더가 되는 '훈련복 조'엔 김태환 황인범 박진섭 홍현석 김주서 양현준이 함께했다. 세 조는 각자의 자리에서 가볍게 몸을 풀었다. 상황에 따라선 한 데 어우러져 호흡을 맞췄다. 선수들은 뜨거운 햇볕 아래서 아시안컵 정상을 향해 구슬땀을 흘렸다.
현장에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비롯해 내외신 기자 수 십여 명이 태극전사들의 훈련을 지켜봤다.훈련 전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설영우는 "K리그 선수들은 시즌 뒤 약간 휴식기가 있었다. 아부다비에서 몸이 100%일 수는 없었다. 꾸준히 잘 올렸다. 며칠 남지 않았다. 컨디션은 거의 완벽에 가깝게 올라왔다고 생각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우영도 "분위기는 정말 좋다. 모든 선수들이 잘 준비한 것 같다. 분위기도 좋다"고 했다.
도하(카타르)=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