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 감독은 주변의 엇갈린 평가에 흔들리지 않았다.
한국은 13일(이하 한국시각) 개막하는 카타르아시안컵의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다. 유럽 빅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필두로 황희찬(울버햄턴) 조규성(미트윌란)이 위치한 공격 라인은 '탈 아시아급'이다. 중원엔 이재성(마인츠) 황인범(즈베즈다)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받치는 중원도 단단하다. '통곡의 벽'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중심이 된 수비 라인도 든든하다. 전 포지션에 걸쳐 신구조화가 빼어나다.
'클린스만호'는 최고의 전력을 바탕으로 최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전 1대0 승리를 시작으로 6연승을 질주 중이다. 10월 튀니지(4대0)-베트남(6대0), 11월 싱가포르(5대0)-중국(3대0)을 줄줄이 잡았다. 이라크전 1대0 승리까지 묶어 6연승 기간 동안 20득점-무실점으로 완벽한 공수 균형을 보였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7경기 연속 무실점'은 한국 대표팀 역대 A매치 공동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64년 묵은 '우승의 한'을 푼다는 각오다. 한국은 1956년 창설한 이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했다. 1956, 1960년 2연속 정상을 밟았다. 하지만 이후 준우승만 네 차례(1972, 1980, 1988, 2015년) 기록했다. 직전인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 때도 8강에서 고개를 숙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2월 부임 직후 줄곧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외쳤다. 그는 지난달 최종 선수 명단 발표 때도 "진짜 좋은 능력의 선수가 있다. 특별한 순간을 만들 선수들이 있어 가능하다. 영광스러운 자리에 나가는 만큼 좋은 선수들과 함께 꼭 우승하고 돌아오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외국의 통계 전문 업체의 전망은 어떨까. '스코어90'은 이번 대회에 나서는 24개국 중 10개국을 뽑아 우승 확률을 공개했다. '클린스만호'의 우승 가능성은 16%였다. 1위는 일본으로 28%였다. 또 다른 업체 옵타도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우승 확률을 점쳤다. 그 결과 일본의 우승 확률 24.8%, 한국의 우승 확률은 14.3%였다.
클린스만 감독이 소신 발언을 했다. 그는 11일 카타르 도하 알 아글라 훈련장에서 열린 첫 훈련을 앞두고 '우승 확률 1위로 일본이 뽑혔다'는 질문을 받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대회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토너먼트 대회는 다르다. 지금 우리가 가장 조심해야 할 상대는 바레인이다. 그 뒤에야 다음 경기를 생각할 수 있다. 팬들은 모든 예측이 흥미로울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한 경기, 한 경기 잘 치르는 것이 목표다. 집중해서 하는 것이 우리의 자세"라고 말했다. 한국은 15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엥서 바레인과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치른다. 이후 요르단(20일)-말레이시아(25일)와 격돌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은 건강한 모습으로 대회를 치르고 있다. 김민재는 세계적인 수비수로 성장했다. 리더십도 갖고 있다. 이강인은 세계적으로 가장 각광 받는 어린 선수다. 좋은 선수들과 좋은 팀에서 함께하고 있다"며 "아주 어려운 대회가 될 것이다. 일본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겸손하게 잘 준비하겠다. 매 경기 상대 존중하면서 준비하겠다. 바레인전부터 잘 준비하겠다. 또한,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핑계가 있을 수는 없다. 일본과 결승에서 만나길 바라지만 첫 경기부터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도하(카타르)=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