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체=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제대로 힘 한번 못 쓴 채 0대3으로 경기가 끝났다. 13연패다. 패배감에 빠진 팀 동료들을 외국인 선수가 불러 모았다.
페퍼저축은행이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의 4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대3(11-25, 17-25, 21-25)으로 패배했다.
최하위에 연패를 끊지 못하며 13연패에 빠졌다. 시즌 성적 2승 18패 승점 7점의 초라한 모습이다.
14.71%의 처참한 리시브 효율, 제대로 된 공격이 나올 수가 없었다. GS칼텍스에게 서브득점도 무려 7점을 헌납했다. 이길 수가 없는 경기였다.
18득점을 올린 야스민이 공격성공률 58.62를 기록한 가운데 박정아가 8점, 박은서가 6점을 내는 데 그쳤다. 페페저축은행의 공격성공률은 36.78%밖에 나오지 않았다. GS칼텍스가 53.19%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1, 2세트 10점대 점수에 그친 페퍼저축은행은 그나마 3세트에 21-23까지 따라붙었지만, 더이상의 추격은 없었다.
경기 후 외국인 선수 야스민이 팀 동료들을 불러 모았다. 야스민의 표정은 격앙돼 있었다. 멀리서도 들릴 정도의 큰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야스민은 "이렇게 지는 기분이 너무 싫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여러분도 똑같은 기분일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변해야 한다. 나약한 태도는 더 이상 안 된다. 우리는 원팀이다. 모두가 힘을 합친다면 이 위기를 충분히 헤쳐 나갈 수 있다"며 비장한 표정으로 선수들을 독려했다.
트린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가장 최우선은 팀 워크와 응집력 회복이다. 기술적인 부분은 팀워크가 좋아지면 따라온다"며 연패 탈출을 위해선 팀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년 팀과 새로 계약을 해야하는 외국인 선수까지 나섰다. 그만큼 페퍼저축은행의 상황은 절박하다.
야스민의 말처럼 페퍼저축은행은 변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