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용의 해가 밝았다. 파리패럴림픽이 열리는 새해 장애인체육 예산은 992억원으로 지난해 828억원보다 19.8%가 늘었다. 긴축 재정 기조에도 '모두의 스포츠' '약자 프렌들리'를 공약한 정부의 장애인체육 예산은 늘었다. 장애인체육 1000억원 시대가 머지 않았다. 올해는 스포츠기본법에 의거 국무총리 산하 제1차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가 의결한 '제1차 스포츠진흥기본계획(2024~2028년)'이 시행되는 원년이기도 하다. '온 국민의 스포츠, 건강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비전 아래 5대 전략 중 '스포츠로 국민건강, 지역활력 제고' 항목에서 '장애인에게 장애없는 스포츠 여건 조성'이 15대 핵심과제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새해, 장애인체육의 주요 이슈와 달라질 정책을 짚었다.
▶파리패럴림픽의 해
새해 파리올림픽이 끝난 자리에서 8월 28일부터 9월 8일까지 파리패럴림픽이 열린다. 전세계 182개국, 4400여명의 선수단이 22개 종목 549개 메달 이벤트에서 격돌한다. 센강을 배경으로 에펠탑, 베르사유 궁전 등 파리의 명소 곳곳에서 펼쳐질 '영웅들의 진짜 올림픽'에 세계 스포츠팬들의 이목이 쏠린다. 한국은 15개 종목에서 선수 90여명 등 170여명의 선수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도쿄패럴림픽에서 금메달 2개(탁구, 보치아), 은메달 10개, 동메달 12개로 종합 41위에 그친 한국은 파리에서 종합 20위권 '약진'을 목표 삼고 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효자종목은 탁구. 도쿄 금메달리스트 주영대의 2연패,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중국 에이스를 돌려세우고 금메달을 따낸 서수연 윤지유의 드라이브에 기대를 건다. 세계 최강 보치아 정호원 강선희의 10연패 달성이 뜨거운 관심인 가운데 사격 이장호 이명호의 금빛 총성, 도쿄패럴림픽에서 첫 정식종목에 채택된 태권도에서 투혼의 동메달을 따낸 주정훈의 금빛 발차기도 기대하고 있다.
파리패럴림픽뿐 아니라 청각 스포츠인들을 위한 올림픽도 예정돼 있다. 3월 2~12일 전세계 청각 스포츠인들의 겨울 스포츠 축제인 '동계데플림픽'이 튀르키예 에르주룸에서 열리고, 10월엔 이란 테헤란에서 아태농아인게임이 개최된다.
▶국가대표 지원 확대
파리패럴림픽의 해, 국가대표 선수에 대한 지원과 예산도 확대됐다. 1억8300만원의 예산으로 전력분석관 5명을 추가 배정했고, 선수 식비도 1인당 4만4000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됐다. 촌외종목 숙박비도 현행 6만원에서 8만원으로 현실에 맞게 조정됐다. 장애인 체육인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훈련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파리패럴림픽 최고의 성적을 목표로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및 2023년 종목별 국제대회에서 결실을 본 종목 및 선수들을 중심으로 맞춤형, 집중 지원책도 이어갈 예정이다. 상대선수 경기력 분석, 의학검진, 장비 원스탑 지원 등 종목별 선수별 스포츠과학 지원도 강화한다.
▶파리패럴림픽 현장 국제 스포츠 교류 강화
2024 파리패럴림픽 현장에선 코리아하우스 및 한식 지원단을 운영한다. 파리 도심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자리할 코리아하우스는 K팝, K푸드 등 K-컬처와 장애인스포츠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홍보관으로 활용하는 한편 대한민국 국가대표들의 한식 지원을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현지 적응을 도울 예정이다. 파리패럴림픽을 앞두고 파리 현지에서 '패럴림픽 데이' 행사를 처음으로 개최할 예산 2억원도 수립했다. 경기장 안팎, 코리아하우스 등에서 활발한 국제 스포츠 교류를 통해 2025년 IPC 정기총회 유치를 위한 기반도 다질 예정이다.
▶'모두의 스포츠' 어울림 체육 활성화
지난 12월 20일 발표된 '스포츠진흥기본계획'에서 '장애인에게 장애 없는 스포츠 여건 조성'이라는 핵심 과제에 가장 먼저 제시된 것이 '장애-비장애 벽을 허무는 어울림체육 활성화'다. 지역별 어울림스포츠클럽 확대, 어울림 장애인체육 리그 확대는 물론 스포츠조선과 서울시장애인체육회가 서울 24개교를 대상으로 운영중인 '서울림 통합스포츠클럽'처럼 장애-비장애학생들이 학교스포츠클럽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았다.
'약자와의 동행'을 모토 삼은 서울특별시도 장애-비장애인들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역대 최고 어울림 대축전을 기획중이다. 제3회 전국어울림생활체육대축전은 인천, 전북 익산에 이어 올해 서울에서 개최된다. 대회 종목도 8개에서 10개로 늘리고 참가인원도 1100여명에서 20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리그전 종목도 휠체어농구, 휠체어럭비, 골볼, 컬링 등 기존 5개에서 8개로 확대한다.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체험형 프로그램 '드림패럴림픽'도 전국으로 확대 운영된다.
평창패럴림픽의 레거시 사업으로 2027년까지 150개소 건립 예정인 반다비체육센터 사업도 속속 진행된다. 지난해까지 89개소 선정이 완료된 반다비센터가 전국에 속속 개관함에 따라 안정적 운영을 위한 연구 및 표준화 모델도 정비해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역대 최고의 성과를 거둔 장애인스포츠강좌이용권 사업도 새해부터 지원대상을 만 5~69세로 확대하고, 지원금도 월 9만5000원에서 월 11만원으로 증액된다. 수혜자 2만명을 목표 삼은 만큼 더 많은 민간 가맹점 확보를 위한 노력도 이어갈 계획이다.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신년사에서 "새해에는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에서 발표한 '스포츠진흥기본계획'에 따라 대한민국 장애인스포츠 정책에도 새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면서 "장애-비장애의 벽을 허무는 어울림 체육을 활성화하고 장애유형과 장애 정도를 고려한 수요자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고 접근성 제고를 위한 환경 개선사업을 통해 장애인 모두가 차별 없이 스포츠에 참여하면서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스포츠를 통한 어울림 활동으로 대국민 사회 통합이라는 의미와 가치를 실천해 나가겠다"고 했다. "또 8월 파리패럴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최선을 다해 멋진 경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세심한 지원을 이어가겠다"면서 "장애인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이 고르게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공고히 하고 장애가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모두가 함께하는 스포츠로 건강한 사회 구현'이라는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