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프로농구 감독의 자격은 복합적이지만, 명확하다. NBA든 KBL이든 리그와 상관없이 갖춰야 할 지도자 덕목이 있다.
첫번째는 선수 장악력이고, 두번째는 디테일한 전술 전략이다. 여기에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 그리고 유연함이다.
농구는 팀 스포츠다. 선수 장악력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디테일한 전술, 전략 능력을 가져도 선수들의 존중과 마음을 얻지 못하면 '모래성'에 불과하다.
때문에 NBA 최고 명장 샌안토니오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엄격한 인상과 다르게 샌안토니오 왕조를 만든 '빅3' 팀 던컨, 마누 지노빌리, 토니 파커에게 비 시즌 안부 편지를 매년 보내면서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골든스테이트 스티브 커 감독이 사령탑 취임 후 첫번째 일정은 스테판 커리와 골프 라운딩이었다.
'선수 장악'이라는 측면은 선수출신, 특히 슈퍼스타들이 지도자로서 출발할 때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만든다. 비선출 사령탑보다는 확실히 슈퍼스타 출신 감독이 농구에 관한 말과 행동에 자연스럽게 무게감이 실린다. 선수들의 존중을 받을 확률이 높고, 자연스럽게 선수 장악을 효율적으로 할 확률이 높아진다. 물론 '평범한 선수'들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이기적일 가능성이 높은 슈퍼스타 출신 사령탑은 약점이 있다.
단, 지도자로가 같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면, 확실히 유리한 것은 객관적 사실이다.
슈퍼스타 출신이 아니면 좀 더 확실한 노력을 해야 한다. NBA에서 뛰지 못한 비 선출이라면 더욱 그렇다.
NBA는 15일(한국시각) '새크라멘토 킹스 마이크 브라운 감독이 올 시즌 NBA 감독상을 수상했다'고 발표했다.
브라운 감독은 대표적 '흙수저' 출신 사령탑이다. 처절하게 노력한 '노력파 감독'이기도 했다. 그는 비디오 전력 분석관 출신이다.
전력 분석관 출신 대표적 사령탑이 있다. 마이애미 히트 에릭 스폴스트라 감독이다. 단, 스폴스트라 감독은 일찌감치 자신의 지도력을 인정받고 마이애미에서 안정적 감독생활을 하고 있다.
반면, 올해 53세이 브라운 감독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는 1992년부터 6년간 덴버 너게츠에서 전력분석관이었다. 밤새 상대팀을 연구했고, 상대 팀의 전술적 약점과 선수 개개인의 약점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인정을 받았다.
결국 기회가 왔다. 1997년 워싱턴 위저즈 코치진에 합류했고, 그렉 포포비치 감독의 눈에 띄어 2000년부터 3년간 샌안토니오 코치를 역임했다. 이후 2005년 그는 클리블랜드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신예로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르브론 제임스과 한솥밥을 먹었다. 2009년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단, 클리블랜드는 정규리그에서는 매우 강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번번이 좌절했다.
이후 LA 레이커스, 클리블랜드 사령탑을 역임한 브라운 감독은 2년간 쉬기도 했다. 2016년 골든스테이트 수석코치로 합류한 그는 지난 시즌 골든스테이트의 챔프전 우승을 이끌면서 다시 자신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올 시즌 새크라멘토로 팀을 옮긴 브라운 감독은 모션 오펜스를 도입하면서 디애런 팍스와 도만타스 사보니스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케빈 허더, 해리스 반즈 등 슈터들의 공격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결국 새크라멘토는 디비전 우승을 차지했고, 서부의 강호로 완벽하게 도약했다. 브라운 감독은 '달변'이다.
경기 전, 그리고 경기가 끝난 뒤 그는 기자들의 질문 전 팀에 대해 브리핑하고, 선수들을 '홍보'한다. 특히 올스타 투표 기간 동안에는 팍스와 사보니스의 올 시즌 맹활약상에 대해 집중적으로 역설하기도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