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SOK 이용훈 회장의 신념 "장애인 스포츠의 지향점은 장벽없는 통합사회…스포츠의 힘을 믿습니다"

by

[완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국내 발달장애인 스포츠·문화예술 대표 단체인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는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손을 맞잡고 올해 새로운 시도를 했다. 지난 2년간 국내 프로팀 산하 통합축구팀간 리그를 펼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해외 클럽을 초청한 '2022 스페셜올림픽코리아 K리그 국제 통합축구 클럽컵'을 개최했다. 2박3일 일정으로 치른 대회는 27일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대회가 한창인 지난 26일 대회 개최 장소인 전북 완주군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용훈 SOK 회장은 "해외팀이 참가한다는 것 자체가 기존 대회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클럽컵은 'What(무엇이)', 'Why(왜)'가 아닌 'How(어떻게)', 그러니까 어떻게 접근하고 풀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이번 클럽컵에는 경남FC, 부산 아이파크, 전북 현대(개최지 자격) 통합축구팀과 스페인 명문 발렌시아의 통합축구팀 총 4개팀이 참가했다. 승패 부담없는 조별리그로만 진행했다. 전·후반 각 30분씩 치렀다. 팀은 총 17명(발달장애인 9명, 파트너 8명)으로 구성되며, 발달장애인 6명과 파트너 5명 총 11명이 경기에 투입된다. 모든 참가자는 최소 10분 이상씩 경기를 뛰어야 한다. 파트너의 연속 득점은 허용되지 않았다. 부산(승점 7점)-경남(승점 6점)-발렌시아(승점 4점)-전북(승점 0점)순으로 1~4번째 승리팀이 됐다. 통합축구에선 순위에 따로 의미를 두지 않기 위해 우승, 준우승이 아닌 'O번째 승리팀'으로 시상한다.

이번 대회는 해외팀이 참가하면서 보다 '통합'의 의미를 살렸다. 시상식장에선 발렌시아의 발달장애인 선수인 마테오의 생일 축하 노래가 울려퍼졌다. 국내 선수들도 다같이 노래를 합창하고 박수를 보내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북 소속의 파트너(비장애인) 선수인 성종학은 "살면서 언제 발렌시아 사람들과 축구 해보겠나. 통합축구로 인해 많은 걸 배워간다"고 했다. 스페셜(발달장애인) 선수인 배동진은 "호남대 선수들과 같이 훈련하고, 해외팀과 맞붙어본 것이 너무 좋았다. 전북 구단에서도 지원을 많이 해줬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이 회장은 초청팀인 발렌시아에 대해 "수준이 궁금했는데, 훈련이 잘 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발렌시아의 지도자와 얘기를 나눠봤는데 '생각보다 치열하게 경기를 한다'고 했다. 이런 교류 대회가 있다는 것 자체를 높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앞으로도 클럽컵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애초 SOK와 프로축구연맹은 더 많은 해외팀의 참가를 추진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의 에버턴 통합축구팀과 일본 J리그 소속의 통합축구팀과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슈 등으로 인해 뜻하는 바를 이루지 못했다.

이 회장은 "참가 확정 보도자료까지 써놓고 코로나19 이슈로 참가 못한 해외팀이 있다. 그 점은 아쉽지만, 오늘 미야자키(일본 3부) 통합축구팀에서 관계자 네 분이 클럽하우스를 찾았다. 이 대회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것이다. 클럽컵이 좋은 사회적 모델이 될 것이며, 다음에 꼭 함께하자고 말해줬다"고 했다. 클럽컵에 관심을 나타낸 일본 팀들과의 교류전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이 회장은 밝혔다.

발렌시아 통합축구팀 역시 교류전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오스발도 감독은 "삶의 관점에서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다. 한국을 다녀온 뒤의 삶은 이전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이번엔 발렌시아 선수들이 많은 걸 느꼈다. 한국 선수들도 (발렌시아에 와서) 똑같은 것을 느낄 수 있다면 그런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클럽컵이 단발성으로 끝나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리그와 처음 협업을 할 때 통합축구팀의 유니폼을 프로팀과 동일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것이 국제대회까지 이어지는 플로우다. 클럽컵이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연계가 되는 대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 스포츠의 지향점은 장벽없는 통합사회다. '우영우' 같은 드라마도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에 분명 도움이 되지만, 스포츠는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의 힘이 있다. 통합축구 사업은 이제 2년차다. 주변에선 '좋은 사회적 모델'이라고 표현을 해주신다. '사회적인 자산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페셜올림픽코리아 K리그 국제 통합축구'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 스포츠를 통한 발달장애인의 사회 적응,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통합 등을 목적으로 출범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스페셜올림픽코리아가 주최 및 주관하고, 파파존스와 게토레이가 후원 및 협찬했다. 이번 대회에선 발달장애인 선수들의 건강을 체크하기 위해 건강 증진 프로그램도 실시했다. 이 회장은 "발달장애인 선수들의 건강도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완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