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코로나 시대의 끝자락에 다가서면서 골프장에도 생기가 다시 돌고 있다.
KPGA(한국프로골프협회)투어 DGB금융그룹 오픈(총상금 5억원, 우승상금 1억원)이 펼쳐진 경북 칠곡의 파미힐스 CC(파71·7215야드)는 갤러리들의 함성으로 연일 뜨겁다. 평일에 열린 1~2라운드 때부터 많은 갤러리가 골프장을 찾기 시작했다. '무빙데이'인 24일 3라운드엔 앞선 이틀보다 더 많은 갤러리가 운집했다. 홀을 이동하는 도로는 발디딜 틈을 찾기 쉽지 않았고, 경기 진행 요원이 갤러리 통제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도 곳곳에서 엿보였다. 갤러리 휴게 공간에도 각종 식음 업체들이 분주하게 손님을 받는 모습이었다.
선수들을 향한 응원도 뜨거웠다. 좋은 샷, 퍼트가 나올 때마다 박수와 환호성이 홀에 메아리쳤다. 일부 홀에선 미스 샷에도 갤러리들이 "나이스 샷~!"을 외치면서 선수들을 웃음짓게 만들기도 했다. 일부 팬들이 이동 중 페어웨이를 뛰어 가로지르거나, 티샷이나 퍼트에 앞서 휴대폰 동영상 촬영으로 소리를 발생시키며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팬들은 차분하게 가을 골프장의 정취와 함께 선수들의 플레이를 즐기는 데 집중했다.
다시 갤러리들과 만난 선수들의 표정은 밝을 수밖에 없었다. 홀 아웃 때 팬들과 기념촬영, 사인을 하면서 팬서비스 정신에도 충실한 모습을 보여줬다. 3라운드 18번홀에서 멋진 샷 이글을 성공시킨 이대한(32)은 갤러리를 향해 공을 던져주는 세리머니로 함성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1~2라운드 선두권을 형성했던 김한별과 문도엽은 3라운드에서 엎치락 뒤치락 접전을 펼치면서 갤러리들을 흥분시켰다.
이번 대회는 올 시즌 대구-경북 지역에서 처음 열리는 KPGA투어. 지난 2년 간 코로나19로 갤러리 입장이 제한된 가운데 KPGA투어가 진행되면서 골프 팬들은 TV로 경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올해 들어 갤러리 입장이 재개되면서 남녀 대회에 갤러리들의 함성도 돌아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회가 수도권 골프장에서 열리는 가운데, 지역 팬들의 접근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 대회는 이런 지역 골프 팬의 갈증을 해소하는 무대가 되는 모습이다.
칠곡=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