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스페인)=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15년 만이다.
한국 남자테니스 대표팀이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테니스 국가대항전 '2022년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B조 포문을 연다.
한국은 13일 오후 11시(한국시각) 스페인 발렌시아의 파벨론 푸엔테 데 산 루이스에서 캐나다를 상대로 대회 B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캐나다(세계랭킹 6위), 세르비아(11위), 스페인(2위)과 한 조에 편성됐다.
2단식 1복식으로 구성된 경기는 홍성찬(467위)이 1단식에서 바섹 포스피실(141위)과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각국 '에이스'들이 충돌하는 2단식에선 권순우(25·74위)와 펠릭스 오제 알리아심(22·13위)이 대결을 펼친다.
'한국 테니스의 간판' 권순우에게 기대를 거는 건 이번 대회가 '실내 코트'라는 점이다. 대회조직위원회는 발렌시아농구장을 테니스 하드 코트로 개조했다. 권순우는 그 동안 '실내 코트'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올해에는 4승2패, 커리어상 16승6패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9월 ATP 투어 250시리즈 아스타나오픈에서 우승할 때도 대회 장소가 실내 하드코트였다. 올해 하드 코트 성적은 12승13패다.
권순우의 장점은 초반 분위기 장악력이다. 1세트 승률이 0.667(12승6패)다. 또 타이브레이크 승률도 0.778(7승2패)이나 된다.
알리아심은 스타 플레이어다. 최근 US오픈 64강에서 잭 드라퍼(영국)에게 패해 랭킹이 5계단 하락했지만, 알리아심은 캐나다의 부인할 수 없는 '에이스'다. 특히 'US오픈 역대 최연소 챔피언'에 등극한 카를로스 알카라스(19·스페인)를 비롯해 캐스퍼 루드(24·노르웨이), 알렉산더 즈베레프(25·독일),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4·그리스) 등과 함께 세계 테니스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스타 플레이어다. 지난 20년간 '빅3'로 군림한 라파엘 나달(스페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로저 페더러(스위스) 사가를 정리하고 세대교체를 이루고 있는 '젊은 피'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알리아심도 실내 하드코트에서 승률이 좋다. 올해 실내 코트에서 8승1패, 하드 코트에서 22승10패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실내 하드코트에서 열렸던 ATP 투어 로테르담오픈에서 우승을 차기하기도.
하지만 권순우와 알리아심은 한 번도 대결을 해본 적이 없다. 권순우가 이변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권순우는 "지난해 우승으로 이젠 톱 플레이어들을 상대로 여유를 가지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어 대회를 뛸 때보다 쉬운 선수들이 없다. 다만 투어 대회에서 대결을 해봤었고, 연습 때도 해봤다. 내가 절대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국가대항전인만큼 이기는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박승규 한국 남자테니스 대표팀 감독은 "알리아심이 첫 멤버에 안들어왔다가 최종명단에 포함됐다. 알리아심-권순우가 맞붙는다고 보면 권순우도 충분히 해볼만 하다"며 긍정적으로 예측했다. 발렌시아(스페인)=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