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동아시안컵 6회 우승에 도전하는 벤투호가 일본에서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갔다.
대한민국 남자 A대표팀은 20일 오후 7시 일본 아이치현의 도요타스타디움에서 중국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1차전을 치른다. 이어 24일 홍콩, 27일 일본과 차례로 격돌한다.
동아시안컵은 2003년 첫 발을 뗐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다. 국제축구연맹(FIFA) 의무 차출 대회가 아니다. 유럽파는 물론 동아시아 10개국 외에서 뛰는 선수들은 차출할 수 없다. 동아시안컵은 그동안 국내파의 A매치 등용문으로 새 얼굴 발굴이 화두였다.
아픔보다 미소가 더 컸던 대회다. 동아시안컵 강호는 역시 한국이다. 최다 우승에 빛난다. 남자 대표팀은 대회 원년인 2003년부터 부산에서 열린 직전 2019년 대회까지 총 5차례 정상에 올랐다. 특히 최근에는 3연패(2015, 2017, 2019)를 기록, 이번 대회에서 4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2003년 첫 대회는 한국, 일본, 중국이 자동진출하고, 북한이 불참하면서 홍콩이 본선에 올랐다. 고인이 된 유상철을 비롯해 안정환 최진철 등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 멤버들을 앞세운 한국은 홍콩과 중국을 꺾고, 마지막 경기에서 일본과 득점없이 비겨 2승1무로 우승을 차지했다.
아시안컵 예선에서 베트남, 오만에 패하는 '오만 쇼크'로 부진을 겪은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은 초대 챔피언에 올라 체면을 세웠다. 뒤에서 반칙을 가한 중국 선수의 뒤통수를 후려치고 퇴장당한 이을용의 '을용타'로 화제를 모은 대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2005년 국내에서 열린 2회 대회는 2무1패로 최하위를 기록하며 실망감을 안겼다. 독일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조 본프레레 감독도 경질되는 빌미가 됐다.
허정무 전 A대표팀 감독은 2008년 3회와 2010년 4회 대회를 이끌었다. 3회 대회는 중국에서 개최됐고, 한국은 1승2무로 왕좌를 탈환했다. 일본과 승점, 골득실까지 같았으나 다득점에 앞서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에서 열린 4회 대회는 숱한 화제를 뿌렸다. '공한증'이 32년 만에 깨지는 충격에 잠겼지만,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선제골을 허용하고 김정우가 퇴장당하는 악재에도 3대1 역전에 성공하며 제2의 '도쿄대첩'을 연출했다. 그러나 우승은 중국의 몫이었다.
2013년 5회 대회에선 일본이 정상에 오른 가운데 2015년 6회 대회에서는 한국이 권창훈 김승대 이종호 등 새 얼굴을 앞세워 우승컵을 다시 들어올렸다.
2017년 7회 대회와, 2019년 8회 대회 챔피언도 한국이었다. 7회 대회는 한국이 일본을 4대1로 대파하며 할릴호지치 감독을 사령탑에서 물러나게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끈 8회 대회는 국내에서 열렸고, 홈팀은 우승을 하지 못한다는 '남자대표팀 징크스'를 드디어 허물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