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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드라마 "재밌으면 다 본다"…''채널 파괴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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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시장에서 기존 질서가 다시 한 번 무너지고 있다. 10년 전까지만해도 지상파 방송사들이 너도나도 '드라마 왕국'이라는 칭호가 '내 것'이라고 외치던 시대였다. 하지만 곧 tvN 과 종편채널들의 활약으로 인해 다채널 시대로 재편됐다. 그리고 현재는 채널과 OTT 등 플랫폼이 의미가 없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현재 지상파 드라마는 몰락에 가까운 부진을 겪고 있다. 소지섭의 컴백작 MBC 금토드라마 '닥터로이어', 홍정은 홍미란 작가가 집필하며 기대를 모은 SBS 주말드라마 '환혼' 등 기대작들이 관심에서 멀어진 상태다. '환혼'은 홍자매의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게 평균 5%대 시청률을 기록중이고 '닥터로이어'도 비슷한 수준이다. 그나마 '왜 오수재인가'가 평균 8%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자존심을 지켜주고 있는 형편이다.

KBS2 수목드라마 '징크스의 연인'은 처참한 수준이다. 자체 최고 시청률이 4.5%에 머물고 있다. 논란의 서예지를 야심차게 섭외한 tvN 수목드라마 '이브'는 더 하다. 11회가 방송을 탔지만 평균 시청률이 아직도 3%대다.

반면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는 높은 완성도와 재미로 큰 관심을 얻고 있다.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 29일 첫 방송에서 0.9%(이하 닐슨코리아 집계·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하지만 3회만에 4%를 기록하며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관심도 역시 최고다. 각종 커뮤니티에 반응도 역대급이고 최근 넷플릭스 대한민국 톱10 시리즈 1위도 차지했다.

SKY에서 이름을 바꾼지 얼마되지 않아 다소 생소한 채널인 ENA에서 방송됨에도 인기가 높다는 것은 시청자들이 직접 채널을 찾아서 본다는 의미다. '우영우'에서 자폐 스펙트럼 변호사 우영우 역을 맡은 박은빈은 이 캐릭터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이같은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유미의 세포들'은 시즌2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미 4주 연속 누적 유료가입자 기여지수 1위를 차지하며 티빙 역대 오리지널 콘텐츠 중 누적 유료가입자 기여자수에서도 1위를 탈환했다.

하반기 공개 예정인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2'(이하 술도녀2)도 벌써부터 관심을 얻고 있다. 지난 해 선보인 '술도녀'는 미깡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해 동갑내기 세 친구의 우정을 그린 작품. 대학 시절 서툴렀던 첫 사랑부터 사회 초년생의 고단함, 실직과 이직, 부모와의 사별 등을 다루며 성인들의 성장기를 통해 공감과 감동을 선사해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유미의 세포들'에 앞서 역대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주간 유료 가입 기여자수 1위를 차지했었고 2022년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되는 등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술도녀2'는 이선빈, 한선화, 정은지 그리고 최시원 등 전작에 출연한 배우들이 그대로 출연하면서 벌써부터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제 '드라마는 방송사에서 한다'는 기준이 바뀌어야할 때가 왔다. 많은 감독들이 자체 제작사를 차려 작품을 내놓고 시청자들은 채널을 가리지 않고 좋은 작품을 찾아보는 드라마의 '무한경쟁 시대'가 찾아왔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