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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활약 아니다" 우상 최고타자 놀라게 한 퍼포먼스, 공수주 다 되는 리드오프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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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이쯤되면 톱타자 체질이다.

리드오프 3경기 째. 12타수7안타(0.583) 3볼넷, 4타점, 5득점. 2년차 신예 삼성 김현준(20)의 깜짝 퍼포먼스가 심상치 않다.

통산 149홈런, 622타점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최고의 왼손 타자 출신 MBC스포츠 플러스 심재학 해설위원이 홀딱 반했다. 타석에 설 때마다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라운드에서의 모습은 그럴 만도 했다.

모두가 칭찬하지 않을 수 없는 퍼포먼스가 이어지고 있다.

21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키움의 시즌 7차전. 경기 전 삼성 허삼영 감독은 김현준을 극찬했다.

리드오프 체질을 묻는 질문에 허 감독은 고개를 끄덕이며 "타석에서 침착하고 선구안이 좋은데다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있다"며 "흔들 때와 기다릴 때를 명확하게 아는 선수"라며 2년 차 답지 않은 트랜스포머 능력에 찬사를 보냈다. "근력과 스피드 등 기술적으로 발전할 여지가 많은 선수"라며 "센스와 감각적인 좋은 타격 능력에 타자의 기본인 눈 야구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 탄생을 예고한 셈.

이날 경기를 지켜본 심재학 위원은 김현준의 매력에 푹 빠졌다.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잇달아 바깥쪽 어려운 유인구를 기술적으로 커트해낸 뒤 안타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본 심 위원은 "할 말을 잃을 정도의 배트 컨트롤"이라며 "바깥쪽 유인구를 커트한 뒤 몸쪽 슬라이더를 공략해 안타를 만든다. 반짝 활약이 아닐 공산이 크다"고 단언했다. 이날도 김현준은 5타수2안타 1득점으로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2회에는 누구도 도루를 감행하지 않는 애플러를 상대로 신경을 건드린 끝에 도루를 시도했다. 최초 판정 세이프였지만 비디오 판독 끝 간발의 차로 아웃. "엄청 빠른 발은 아니지만 투수 폼을 빼앗고 코치 지시에 따라 볼 배합에 따른 타이밍을 포착해 뛰는 능력이 있다"는 허 감독의 극찬이 무색하지 않았던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공수주에 걸친 김현준의 퍼포먼스는 하위 픽 2년 차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같은 포지션의 우상 같은 선배 키움 이정후 앞에서 그는 또 한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정후는 이미 김현준을 눈여겨 보고 있다.

지난 1일 고척 삼성전에서 쓰린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1-3으로 뒤지던 5회 1사 1,2루. 이정후는 선발 뷰캐넌의 2구째 패스트볼을 제대로 힘을 실어 밀었다. 좌중간을 가를 싹쓸이 타구. 하지만 감각적으로 스타트를 끊은 중견수 김현준이 쓰러질 듯 포구한 뒤 기어이 몸을 굴렸다. 빠르게 일어나 3루로 송구하며 2루주자의 진루까지 막았다. 이정후로선 허탈해지는 순간. 이후 "가급적 그쪽으로 타구를 보내지 말아야겠다"고 농담을 할 정도다.

동점을 내줄 뻔 했던 뷰캐넌이 이례적으로 모자를 벗어 인사를 했던 최고의 호수비. 배트에 맞는 순간 스타트를 끊으며 편안하게 포구하는 김현준의 수비력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허 감독도 "최고의 외야수비"라며 인정할 정도다.

심재학 위원의 언급 처럼 김현준 열풍은 반짝이 아닐 공산이 크다.

48경기를 소화한 시점에 타율과 출루율은 갈 수록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0.303의 타율과 0.405의 출루율. 표본이 충분히 쌓이지 않았지만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 수치다.

주축 야수 대거 이탈로 빡빡한 경기를 꾸려가고 있는 삼성. 놀라운 퍼포먼스로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하는 김현준의 활약을 지켜보는 건 삼성 팬들의 야구보는 재미를 더해줄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