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제 오래 쉬면서 관리를 받는 어린 투수가 아니다. 팀의 주축 투수로 이닝 이터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KT 위즈 고졸 3년차 소형준이 올시즌 확실한 에이스가 되고 있다.
소형준은 19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서 8이닝 동안 5안타 무4사구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7대1 승리를 이끌었다. 4경기만에 3연승을 달리며 시즌 7승째(2패)를 따냈다. 지난해 얻은 승리를 올시즌엔 절반도 안치른 상태에서 기록했다. 그만큼 올시즌 좋은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날 소형준의 생애 최고 구속이 찍혔다. 소형준이 이날 뿌린 투심의 최고 구속은 153㎞. 이제껏 가장 빨랐던 구속이 151㎞였는데 자신의 최고 구속 기록이 세워진 것.
소형준은 "몸에 피로도가 있는데 살면서 찍어보지 못한 구속이 나왔다"면서 "좀 더 체력관리에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며 웃었다.
8회까지 투구수가 88개였다. 충분히 완투승도 도전해봄직했다. 하지만 9회말 소형준은 더그아웃에 남았다. 코칭스태프가 의사를 물었지만 스스로 그만 던지겠다고 했다. 데뷔 이후 아직 완투가 없기에 욕심을 내지 않을까 했지만 소형준은 스스로 냉정했다.
소형준은 "아직 완투가 없긴 하지만 완투보다는 완봉이 조금 더 의미가 있고, 이제 3년차라 앞으로 야구할 날이 더 많다고 생각해서 크게 무리하고 싶지 않았다"라며 "힘을 아껴서 다음 경기에 던지는게 저한테 좀 더 이득이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8이닝 피칭으로 소형준은 87이닝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7위의 성적이다. 국내 투수 중에선 팀 선배 고영표(91이닝)에 이은 2위다.
고영표를 관찰한 덕분이다. 소형준은 "작년에 영표형이 왜 긴이닝을 던지나 유심히 지켜봤는데, 1,2구에 안타를 맞는데 다음에도 1,2구에 또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그러니 타자들이 빠른 카운트에서 타격을 해서 이닝을 끌어가더라"면서 "나도 그런 부분을 따라하려고 하고 있다. 너무 좋은 롤 모델이 같은 팀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