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류현진은 할 일을 다 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15일(한국시각) 류현진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게 돼 시즌을 마감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수술의 재활 기간은 짧으면 1년, 길면 2년이다. 류현진과 토론토의 계약은 2023시즌까지다. 어쩌면 류현진은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더 설 수 없을지도 모른다.
토론토는 2020시즌을 앞두고 류현진에게 4년 8000만달러(약 1000억원)를 안겼다. 계약 기간 절반을 갓 넘긴 상황에서 이렇게 됐다.
하지만 토론토는 그를 '먹튀'라고 비난하지 않는다. 류현진은 애초에 토론토가 그에게 원했던 점을 완수하고 쓰러졌다.
토론토가 류현진을 영입했을 당시에 그에게 바랐던 점은 젊은 선수들이 성장할 때까지 에이스이자 멘토로 모범을 보이는 것이었다. 토론토는 리빌딩 마무리 단계에서 막 도전자로 태세를 전환하는 시기였다.
MLB.com은 '류현진의 영입은 토론토가 리빌딩 클럽에서 경쟁자로 옮겨가는 첫걸음을 상징하는 것이었다'라고 평가했다.
류현진은 첫 시즌 12경기 평균자책점 2.69를 마크하며 사이영상 3위에 올랐다. 두 번째 시즌인 2021년도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며 169이닝을 소화했다.
그 사이 토론토는 완전한 '윈나우' 팀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류현진을 따르던 신인 알렉 마노아는 어엿한 에이스로 거듭났다. 이제 토론토 로테이션은 류현진이 없어도 잘 돌아간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 캐번 비지오, 보 비 등 원석이었던 유망주들도 확고부동한 주전 야수들로 자리를 잡았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모두가 그를 사랑한다. 그는 항상 웃고 즐겁게 지냈다. 그가 기분이 나쁜 것을 본 적이 없다. 경기에서 고전했어도 그는 일관됐다. 정말 좋은 팀메이트다"라고 말했다.
MLB.com은 '부상 이력이 있는 30대 중반 선발투수의 위험은 그만큼 크다'라며 토론토가 이미 예상했던 부분이라 짚으면서 '현재로서는 수술 결과가 긍정적이길 바라겠지만 토론토는 당장 포스트시즌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라며 앞만 볼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