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KBO리그 4년째. 이쯤되면 '용병'은 당연히 아니다.
승리의 혼을 함께 나누는 한 식구다. NC다이노스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34) 이야기.
루친스키가 최하위로 처져 있는 팀에 투지를 불어넣었다.
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SSG와의 시즌 6차전 국내 최고투수 김광현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6대2 승리를 이끌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오늘 뿐 아니라 매 경기 늘 공격적으로 던진다"고 했지만 이날 만큼은 눈빛 자체가 달랐다. 1회부터 거침 없이 정면승부를 펼쳤다. 그 바람에 8개의 안타를 허용했지만 7이닝을 무4사구 속에 2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경기 후 만난 루친스키는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던졌다.
"지금 위치(최하위)는 우리가 있을 곳이 아니다"라고 힘줘 이야기 했다. 그는 "결과를 결정할 수 없지만 그동안 쏟아부은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모두 힘을 모아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 선봉에 에이스 루친스키가 서있었다.
팀을 위해 개인 성적 따윈 버린지 오래다.
잇단 호투에도 유독 따르지 않는 승운. 올시즌 심화된 '루크라이' 별명을 전해듣자 껄껄 웃는다.
"아내가 트위터를 통해 보여줬다. 무슨 뜻인지 안다"며 웃은 그는 바로 정색하며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할 뿐이다. 승패는 내 몫이 아니다"라며 불운과 승리 불발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루틴으로 '루틴스키'라고도 불리는 선수. 성적만큼 NC투수들에게는 살아있는 교본 같은 존재다. 이제는 완전히 한 식구가 된 그는 젊은 선수들에게는 존경받는 선배 투수다.
"젊은 선수들에게 늘 열심히 노력해 가진 최대한을 보여주라고 얘기합니다. 잘 먹고, 잘 자고, 쉬는 날에도 끊임 없이 트레이닝 하라고 하죠.(웃음)"
진정한 한국화가 이뤄진 외인 에이스.
팀이 시즌 20승을 10개구단 중 가장 늦게 달성한 날. 불과 2년 전 우승팀 NC의 반격이 시작되는 출발점이 에이스의 손끝에서 나왔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