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는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문보경이나 문성주가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야수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이재원 차례다. 서울고 시절 4번 타자로 KT 위즈 강백호와 우승을 이뤄냈던 이재원은 입단 이후 차세대 거포로 구단과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2020년에 2군 홈런왕이 됐고, 지난해에도 2군에서 홈런왕에 올랐다. 그러나 1군에서는 확실하게 입지를 다지지 못했다.
2020년엔 20타수 1안타, 타율 5푼으로 1군의 벽을 뼈저리게 느꼈고, 지난해엔 62경기서 타율 2할4푼7리(154타수 38안타) 5홈런, 17타점을 기록했다.
올시즌 초반에 1군에 있었지만 이내 2군으로 내려간 이재원은 절치부심 노력했고, 지난 6일 1군에 올라온 뒤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재원은 13일 KIA 타이거즈전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더니 14일엔 투런포에 이어 8회말 쐐기 1타점 안타로 팀의 5대3 승리를 이끌었다.
LG 류지현 감독은 "결과도 결과지만 타구의 방향성이 좌측이 아니라 센터 중심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라고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류 감독은 "롯데 한동희나 한화 노시환의 경우를 봤을 때 처음엔 좌측 방향으로 향하던 타구가 점차 센터, 우측으로 가면서 성장했다"라며 "이재원도 어제 센터 중심의 타구들이 나왔다. 본인이 이를 잘 인지한다면 좀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라고 했다.
심리적으로도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했다. 류 감독은 "유망주들이 스트레스가 있다. 주위, 팬들의 기대치가 있는데 빨리 결과를 내지 못했을 때 스트레스가 생긴다"면서 "(이)재원이에게도 있을 것인데 그것을 깨는 시점이 언제냐에 따라 본인의 성장도 달라질 것 같다. 어제의 그 느낌이 좋은 시점으로 다가오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재원은 전날의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0-1로 뒤진 4회말 역전 스리런포를 날려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워낙 잘맞힌 타구라 좌측 담장 상단을 때렸다. 비거리도 132.9m나 됐다. 그리고 5-2로 앞선 8회말엔 쐐기 솔로포까지 터뜨렸다. 4타수 4안타 2홈런 4타점의 맹활약을 펼쳤고 LG는 이재원 덕분에 6대3의 승리를 거두고 1위 SSG 랜더스와의 승차를 2.5게임까지 줄였다.
이재원은 경기 후 유망주 스트레스에 대해 묻자 "스트레스를 안받았다면 거짓말이다. 많이 힘들었다"면서 "기대를 하시는데…. 주위에서는 천천히 하라고 하시지만 나 혼자 급했다"라고 했다. 이재원은 "순리대로 가자. 한단계 한단계 밟아 나가자는 마음을 가지니 좋아졌다"고 했다. 첫 해부터 주전으로 활약하며 지금은 KBO리그의 대표 타자 중 한명이 된 친구 강백호를 보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을까. 이재원은 오히려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이재원은 "같이 잘되는게 좋으니까 친구로서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줘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서 "아직까지는 다 보여준 게 아니니까 앞으로 더 노력해서 팀이 우승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조금씩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기 시작한 이재원이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