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두산 강타자 호세 페르난데스는 부상으로 이탈한 양석환 1루 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었다. 어지간한 땅볼 송구나 악송구도 척척 걷어내며 '수비 구멍'이 아님을 입증해왔다.
15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의 시즌 5차전을 앞두고 페르난데스의 수비 이야기를 꺼내자 두산 김태형 감독은 "그래도 쿠바 대표 출신 1루수인데"라며 껄껄 웃었다. 그러면서 "몸이 민첩한 편은 아니지만 타구 핸들링은 좋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칭찬이 무색하게 이날 만큼은 공-수에 걸쳐 체면을 구겼다.
우선 수비에서는 판단 미스가 아쉬웠다. 0-3으로 뒤진 4회말 1사 1루에서 강한울의 땅볼을 1루 베이스 앞에서 잡은 뒤 1루를 찍고 2루에 던졌다. 2루주자 세이프. 곧바로 1루에 던졌다면 포스아웃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2사 1루가 될 상황이 2사 2루 득점권이 됐다. 다행히 김지찬의 우전 적시타성 타구를 2루수 강승호가 호수비로 막아내면서 추가 실점을 막았다. 역적이 될 뻔 했던 순간.
6회 1사 1루에서는 이재현의 파울플라이 타구를 덕아웃 근처에서 잡지 못했다. 비록 해가 쨍쨍한 낮게임이었지만 집중했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었던 타구.
공격에서도 실망스러웠다. 전날인 대구 삼성전 2번 타순에서 4타수무안타로 침묵했던 주포.
이날은 분위기 전환을 위해 6번에 배치됐다.
하지만 타순 조정에도 침묵은 이어졌다. 2회 1사 1루에서 병살타로 물러났다. 5회도 선두타자로 나서 유격수 땅볼.
최악은 허경민의 밀어내기로 1-3으로 추격한 6회 1사 만루. 페르난데스는 바뀐 투수 좌완 이승현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132㎞ 몸쪽 슬라이더에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후속 박세혁이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추가점 찬스가 무산됐다. 페르난데스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아쉬웠던 순간.
결국 두산은 3-3 동점까지 만들며 후반 추격전을 펼쳤지만 3대4로 아쉽게 패하며 대구 2연전을 모두 내주고 말았다. 고척 키움과의 3연전을 싹쓸이하고 내려온 대구임을 감안하면 무척 아쉬웠던 주말 2연패. 아픔의 중심에 평소답지 않았던 페르난데스가 있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