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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던 골프천재 깨운 '근육의 울림'…리디아 고 '부활 비결'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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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우승한 리디아 고. 극적인 '부활 드라마' 뒤에는 저탄수 식단과 록클라이밍 등 코어운동을 통한 철저한 자기 관리가 있었다.

리디아 고는 지난 18일(한국시간) LPGA 롯데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28언더파 260타로 우승하며, 2018년 4월 메디힐 챔피언십 이후 3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특히 리디아 고는 '체력 강화'를 위해 엄격한 저탄수 식단과 단백질 보충을 병행하며 근육량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요가와 필라테스, 록 클라이밍(암벽등반) 등 다양한 코어운동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히 건강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 보다 높은 시기에 더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단백질에 크게 신경쓰는 점, 코어운동에 집중하는 스타일, 환경 등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SNS를 통해서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점 등이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닮아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리디아 고가 슬럼프를 극복하고 다시 정상에 서기까지의 과정이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려는 노력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 저탄수 식단·단백질 보충…웨이트 트레이닝에 요가·필라테스·록클라이밍 등도 병행

리디아 고의 부활 비결 중 최대 관심은 단연 체력에 대한 것이다.

3년간 우승 소식을 알리지 못했던 리디아 고는 올해 5개 대회에서 우승 1회, 준우승 2회의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같은 상승세에 스윙코치 숀 폴리의 훈련법은 물론 피트니스 트레이너 크레이그 데이비스의 웨이트 훈련 노하우도 주목을 받았다. 특히 리디아 고가 근육질 몸을 만들어 경기력을 끌어올린 비결에 관심이 집중되며 식이요법과 운동방법이 화제가 됐다.

리디아 고는 탄수화물 섭취를 줄인 '저탄수 식단'과 함께 단백질을 보충하는 식이요법을 통해 근육량을 15파운드(6.8㎏)나 늘렸다. 근력 강화로 비거리를 늘리고, 지구력을 키운 것이 우승의 원동력으로 꼽혔다.

리디아 고 측 관계자는 "운동선수인 만큼 탄수화물을 아예 안 먹을 수는 없었지만 비율을 최대한 줄이고, 틈틈이 단백질 보충제를 챙기며 운동 후에도 단백질 쉐이크를 1병씩 마셨다"며, "가끔씩 유튜브로 '떡볶이 먹방' 등을 보면서 탄수화물을 먹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며 대리만족을 얻기도 했다"고 전했다.

체력 향상을 위한 운동량 확대도 뒷받침됐다. 꾸준한 웨이트 훈련과 다양한 운동을 병행했다.

2019년 하반기 12개 대회에서 상위 20위 안에 단 한 차례밖에 들지 못했을 만큼 부진했던 리디아 고는 2020 시즌도 불안하게 맞았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며 기회를 만들었다. "코로나19로 4~5개월 정도의 '강제 휴식기간'이 있었는데, 그 시기를 체력을 다지고 준비를 더 단단히 하는 '터닝포인트'로 삼았다"면서, "좌절하지 않고 꾸준한 식이요법과 체력·스윙 훈련을 했던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 리디아 고 측의 설명이다.

LPGA가 지난해 코로나19로 투어를 중단했을 당시 실내 체육시설이 문을 닫자 리디아 고는 집에 피트니스 기구를 들여놓고 하루도 빠짐없이 근력 운동을 했다. 매일 아침 10km 넘는 조깅도 빼놓지 않았다. 트레이너인 데이비스는 지난해 8월 열심히 운동 중인 리디아 고의 사진을 SNS에 올리며 격려하고, 지난주 롯데 챔피언십 우승 후에는 "리디아처럼 운동했다면 걷지 못했을 것"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이같은 우승 비하인드 스토리는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며 코로나19 속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게 '격려'를 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리디아 고가 SNS에 올린 요가, 필라테스, 록클라이밍 훈련도 화제가 됐다. 같은 운동을 즐기는 MZ세대에게 동질감을 느끼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리디아 고 측 관계자는 "리디아 고가 룰루레몬과 인연을 맺으면서 요가에 대한 관심이 더 깊어졌다"고 밝혔다. 리디아 고는 지난 2019년부터 '요가복의 샤넬'로 불리는 룰루레몬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활동 중이다.

유연성과 밸런스를 더해주는 요가 뿐 아니라 코어를 단련해주는 필라테스와 록클라이밍 등을 통해 지구력과 근력 강화 효과가 배가됐다는 해석도 나왔다.

▶ '천재소녀'의 달라진 20대…유기농 식품·환경에도 관심

오는 24일 스물네번째 생일을 맞는 리디아 고에게 LPGA 투어 통산 16승째인 롯데 챔피언십 우승은 20대가 된 이후 두번째 LPGA 우승이다.

2015년 역대 최연소인 18세의 나이로 세계 랭킹 1위에 오르고 10대에 이미 LPGA 14승을 기록한 '골프천재' 리디아 고에게, 성년 이후의 도전은 녹록지 않았다. 지난해 7월에는 세계랭킹 55위까지 순위가 내려가기도 했다.

길어진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이들에게 희망을 선사했기 때문일까. 1084일만에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린 리디아 고에 공감과 격려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초 부진했던 리디아 고에 전격 후원을 결정했던 하나금융 관계자도 "기적같다"며 반겼고, 메인스폰서인 PXG는 물론 올해 초 의류 스폰서 계약을 맺은 레노마골프도 '우승 복장'에 대한 문의 폭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팬들도 20대 중반이 된 리디아 고의 다음 발걸음에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리디아 고는 hy(한국야쿠르트)의 친환경 상품 온라인몰 '프레딧'이 LPGA와 함께하는 '그린캠페인'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린파트너'로서 애장품 기부를 통해 자원 선순환에 기여하고, '지구를 살리는 착한 습관' 알리기에도 적극 나선다. 리디아 고 측 관계자는 "리디아 고가 20대가 되면서 라이프스타일에도 변화가 생겼고, 유기농 식품 등 환경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리디아 고는 최근 미국내 아시아 혐오에 대해 방송과 SNS를 통해 반대 목소리를 내는 등 사회 문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예전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던 '천재 소녀'였지만, 어려움을 겪으면서 성숙해진 리디아 고가 SNS로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여느 20대 여성과 다르지 않다는 점도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팽팽한 긴장의 연속인 투어에서 뛰는 리디아 고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은 넷플릭스를 시청하거나 유튜브 '먹방'을 즐기는 것"이라는 전언 또한 이를 확인시켜 준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최근 골프에 관심을 갖고 시작하는 MZ세대가 급증한 만큼, 리디아 고 선수의 라이프스타일에도 더욱 많은 관심을 갖는 것 같다"면서, "슬럼프를 극복했다는 긍정적 이미지에, 공감할 수 있는 친근한 이미지가 더해진 만큼 앞으로 'MZ세대의 희망 아이콘'으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