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김시우(26·CJ대한통운)가 3년8개월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김시우는 25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PGA 웨스트 스타디움 코스(파72·7113야드)에서 열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총상금 67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뽑아내 8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를 기록한 김시우는 먼저 경기를 마친 패트릭 캔틀레이(미국)를 1타 차로 따돌리고 PGA 투어 개인통산 3승째를 달성했다. 2016년 8월 윈덤 챔피언십, 2017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2승을 보유한 김시우는 3년8개월 만에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번 우승으로 김시우는 페덱스컵 랭킹을 9위로 끌어올렸다.
사실 김시우에게 라킨타의 코스는 '안방'이나 다름없다. 이 코스와 각별한 인연이 있다.
신성고 2학년이던 2012년 12월 국내 투어에서 맹활약하던 김시우는 역대 최연소(17세 5개월) 로 마지막으로 치러진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했었다. 당시 순위는 20위(18언더파)였다. 김시우는 이것을 발판삼아 프로로 전향한 뒤 2013년 PGA 투어에서 뛰었다. 2014년에는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현 콘 페리 투어)에서 활약해 2016년부터 PGA 투어에 재입성했다.
9년 전 좋은 추억을 품고 있던 김시우는 또 다른 특별한 인연도 있다. 이 코스는 2017년 우승했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열리는 소그래스 TPC 스타디움 코스를 설계한 고(故) 피트 다이가 설계한 명문 코스다. 지난해 한국인인 유신일 한국산업양행 회장(69)이 인수해 국내외에서 화제가 됐다.
경기가 끝난 뒤 김시우는 피트 다이 코스에 대한 좋은 기억에 대해 묻자 "우선 이 골프장에 오면 항상 나에게 좋은 기억이 있었다. 처음으로 PGA 투어에 오게 된 기회를 이 코스에서 얻었고, 내가 17세에 이 코스에 오면서 투어 Q-스쿨을 통과했기 때문에 정말 좋은 기억이 있었다. 그래서 항상 오면 자신감 있게 플레이 했었는데 이번 주에도 그 때 기억을 살려서 조금 더 편안하게 플레이 했던 것 같다. 이런 좋은 기억 때문에 우승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우승을 하지 못했던) 지난 3년 동안 2~3차례 우승 기회가 있었는데, 살리지를 못했었다. 그래서 어제는 잠이 잘 오지 않았다. 플레이어스 이후 여러 차례 우승 기회가 있었지만 항상 아쉽게 우승까지 하진 못했었다. 하지만 침착함을 유지했고 우승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날 우승이 매우 뜻깊다. 이 대회 이후 자신감이 더 많이 생길 것 같다"고 덧붙였다.
4라운드 중 세 차례나 보기 프리 라운드를 펼친 것에 대해선 "이번 주 스타디움 코스에서 세 차례 보기 프리 라운드를 했다. 보기 프리를 신경쓰기 보다는 매 순간 내 샷에 집중해서 플레이를 했기 때문에 보기 프리한 것도 몰랐다. 그것을 생각하기 보다는 내 경기, 내 상황에 대해 더 집중을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