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 두산 베어스-KT 위즈의 2020시즌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요약하자면 명품 선발투수전이었다.
지난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경기에서 두산 선발 크리스 플렉센(26)과 KT 선발 소형준(19)이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이날 플렉센은 7⅓이닝 4안타 2볼넷 11탈삼진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소형준은 6⅔이닝 3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버텨냈다.
플렉센의 호투는 예상됐던 결과다. 플렉센은 지난 4일 '한 지붕 두 가족'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이닝 4안타 11탈삼진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이끈 바 있다.
놀라운 건 소형준이었다. 고졸 신인으로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PO 1차전 에이스로 투입됐음에도 부담감을 이겨냈다. 상대 선발 플렉센과의 맞대결에서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 적극적인 스트라이크존 공략으로 두산 강타선을 침묵시켰다.
오는 10일 펼쳐질 PO 2차전에서도 명품 선발투수전이 이어질까.
두산은 사이드암스로 투수 최원준, KT는 쿠바 출신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로 예고했다. 최원준은 준PO에서 불펜으로 활용됐다. 4일 PO 1차전에선 1⅓이닝 동안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친 반면 5일 PO 2차전에선 1⅓이닝 1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불안함을 보였다. 최원준은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의 대체 선발이다. 김 감독은 "알칸타라가 PO 2차전은 무리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알칸타라는 LG와의 준PO 2차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목에 담 증세로 고전했다. 최원준이 선발로 보직을 바꾸면서 불펜이 헐거워 질 수 있다는 지적에 김 감독은 "지금은 함덕주가 열쇠라고 봐야 한다"면서 "일단 기본적으로 김민규, 박치국 등이 상황을 보며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데스파이네는 올 시즌 15승8패, 평균자책점 4.33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홀로 207⅔이닝을 책임졌다. 팀 내 1선발로 제 몫 이상을 해줬다. 다만 10월에는 부진했다. 7차례 선발등판했지만 1패, 평균자책점 6.29로 저조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데스파이네를 PO 1차전 불펜으로도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역으로 윌리엄 쿠에바스를 불펜으로 활용했다. 결국 데스파이네는 9일을 쉬고 10일 만에 선발등판하게 됐다.
다만 상대전적은 데스파이네에게 부담이다. 데스파이네는 올 시즌 두산을 네 차례 만나 23이닝을 소화했지만 1패, 평균자책점 7.04로 부진했다.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