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너희를 믿어!" "아픈 역사는 이제 그만."
사실상의 우승 결정전, 현대가 더비를 앞두고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25일 오후 4시30분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하나원큐 K리그1 2020' 26라운드 선두 울산과 2위 전북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경기 3시간 전부터 푸른 유니폼을 입은 울산 팬들이 그라운드로 모여들었다.
올시즌 최대 빅매치, 울산-전북전을 향한 팬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울산 현대 구단에 따르면 22일 오전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에 따라 가용가능한 관중석 총 8789석 가운데 6500석의 판매가 완료됐다. 지난 25라운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광주전 3598명을 2배 이상 뛰어넘는 올시즌 단일경기 최다관중 기록을 기대하고 있다.
울산 홈경기로는 지난 8월 15일 유관중으로 진행된 '동해안더비' 포항전 관중 3432명을 1500명 이상 상회하는 최다관중이다. 사실상의 우승 결정전이 될 마지막 승부를 향한 울산 팬들의 관심이 그대로 반영됐다.
코로나19 관중 수칙에 따라 원정 팬들은 입장할 수 없다. 울산 팬들이 들어찬 경기장에서 울산 현대가 결연한 각오로 15년만의 우승 도전에 나선다.
경기장에는 울산 팬들의 격문이 나부꼈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라는 현대 창업주 정주영의 명언이 2층 스탠드에 나붙었다. '15년의 기다림' '왕관을 쓰려면 그 무게를 견뎌라!' '물러서지 마라! 퇴로는 없다' '2위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등 선수들의 투지와 분발을 촉구하는 격문이 대부분이었다. 한 여성 팬이 내건 '아픈 역사는 이제 그만, 우리는 너희를 믿어!'라는 따뜻한 응원문구도 눈에 띄었다.
'태환, 너의 뒤에 우리가!' '15번 정승현' '동쪽하늘 빛나는 별, 동경' 등 김태환, 정승현, 이동경 등 선수 개개인을 향한 응원문구도 그라운드 곳곳에 나붙었다.
지난해 최종전에서 다잡은 우승을 아쉽게 놓친 후 낙담했던 팬심이 새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앞두고 하나로 결집했다. 올 시즌 최다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울산이 15년만의 꿈을 이뤄낼 수 있을까. 90분 후 결과가 공개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