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한화 이글스의 고춧가루가 또 터졌다. 이번 피해자는 키움 히어로즈다.
한화는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16차전)에서 워윅 서폴드의 호투 속 장단 11안타(3홈런)를 터뜨린 타선의 힘을 앞세워 9대3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화는 지난 9월 29일 3연전 체제로 전환된 이래 가을야구 순위경쟁팀과의 시리즈에서 3차례나 위닝을 거두는 저력을 과시했다. 한화는 앞서 두산 베어스(2승1패)와 KIA 타이거즈(3승1패)를 상대로 위닝, 롯데 자이언츠(3패)에게는 루징을 기록했다. 이어 이번엔 키움을 상대로 2승1패 위닝을 거둔 것. 흔들리는 KIA와 키움, 약진하는 롯데로 대표되는 10월 가을야구 경쟁구도가 그대로 드러나는 전적이다.
이날 승리는 한화에겐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43승86패2무를 기록, 잔여경기 승패와 관계없이 '시즌 100패'의 압박감에서 탈출했다.
경기에 앞서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은 "요즘 서폴드가 구속 욕심을 버리고 커맨드에 집중하다보니 결과가 좋다. 경기력을 극대화시키는게 좋은 투수의 퍼포먼스 아니겠나"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서폴드는 6이닝 1실점으로 쾌투하며 사령탑의 신뢰에 보답했다. 지난 두산 전 7이닝 무실점, KIA전 6이닝 1실점에 이은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 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다. 삼진 6개는 덤. 새롭게 가다듬은 체인지업을 중심으로 키움 타자들에게 무력 시위를 펼쳤다.
시즌 종반으로 접어드는 시점이다. 한화는 노시환이 두자릿수 홈런을 넘겼고, 이용규가 3할에 도전 중이다. 선발 10승을 노릴 선수는 사실상 서폴드 뿐이다. 서폴드가 이날 9승째를 올림으로써 10승도 사정권에 들어온 셈.
반면 키움은 변칙을 택했다. 로테이션상 예정된 선발 에릭 요키시를 화요일로 돌리고, 대체 선발 조영건을 올렸다. 이날 4경기 째를 맞이한 김창현 키움 감독 대행은 "남은 9경기에서 6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순위경쟁 중인 팀과의 대결에 집중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요키시를 13일 KT 위즈, 18일 두산 베어스 전에 투입하기 위한 것.
조영건이 한화를 상대로 데뷔 첫승을 올린 기억이 있는데다, 이날 경기 전까지 키움이 한화 전 11승4패의 절대 우위였던 점을 감안한 자신감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변칙은 실패로 돌아갔다. 한화는 9월 이후 투타에서 안정된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날 조영건은 2회말 강경학 이도윤 이용규에 연속 3안타로 2실점, 4회말 김민하에게 시즌 첫 홈런을 내주며 3실점한 끝에 3⅓이닝 만에 교체됐다. 투구수는 70개.
5회에는 김창현 대행이 '준필승조'로 꼽은 양기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양기현은 송광민과 브랜든 반즈에게 잇따라 투런포를 허용하며 결정적인 승기를 빼앗겼다. 키움은 6회 김하성이 서폴드를 상대로 시즌 29호 홈런을 쏘아올리며 반격했지만, 한화는 7회 반즈의 적시타로 다시 1점을 추가했다.
키움은 8회 한화의 3번째 투수 박상원을 상대로 박준태와 서건창이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무사 1,3루의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김하성이 짧은 외야플라이에 그쳤고, 이어진 박병호의 3루 땅볼로 1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뒤이어 이정후도 범타로 물러났다. 이날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한 이정후는 격하게 스스로를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는 8회말 노수광의 적시 2루타로 다시 1점을 달아났다.
한화는 서폴드에 이어 윤대경과 박상원, 김진영을 잇따라 마운드에 올리며 역전을 허용치 않았다. 키움은 9회말 에디슨 러셀이 7월 31일 삼성 라이온즈 전 이후 72일만에 시즌 2호 홈런을 쏘아올렸지만, 이어진 2사 1,2루 찬스에서 추가점을 올리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다.
대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