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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100패 위기' 벗어난 한화-SK, '최하위' 피해 유종의미 거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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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한화 이글스가 시즌 후반기 고춧가루를 제대로 뿌리고 있다. 시즌 내내 울려퍼진 '100패 위기론'에서는 사실상 탈출했다. 이제 '탈꼴찌'만 남았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올시즌 SK 와이번스의 9위, 한화의 10위는 사실상 결정된 모양새였다. 두 팀 모두 일찌감치 가을야구 전선에서 탈락했고, 7월말 한때 두 팀의 경기 차는 7경기반에 달했다. 3할 안팎을 오르내리던 두 팀의 승률을 감안하면 추격이 쉽지 않아보였다.

하지만 한화는 8월(7승14패)부터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더니, 9월 이후로는 급격한 상승세를 탔다. 9~10월 성적이 16승19패1무. 승률 4할5푼7리에 달한다. 최원호 감독 대행의 무리하지 않는 시즌 운영 속 평균자책점 4.89로 선전한 불펜의 힘이 컸다. 정우람이 다소 부진하지만, 강재민 윤대경 김진영 등 젊은 투수들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여기에 이용규와 최재훈, 노시환을 중심으로 살아난 타격도 힘을 보태면서 차곡차곡 승리를 쌓아올렸다.

한화는 9일 SK에 승차 없이 승률만 뒤진 10위로 따라붙었다가, 10일 패배와 더불어 SK가 승리를 따내면서 다시 1경기 차이로 멀어진 상황. 하지만 한화는 정규시즌 14경기, SK는 1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언제든지 뒤집어질 수 있는 격차다.

양팀 모두 올시즌 외국인 선수 농사에 실패, 전력의 안정감이 떨어진다. 두 팀 모두 타자, 투수 각 1명으로 남은 시즌을 버티고 있다. 한화는 채드벨이 올시즌 내내 부상으로 고전한 끝에 결국 웨이버 공시됐다. 워윅 서폴드와 브랜든 반즈가 시즌 막판 힘을 내고 있지만, 전체적인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

SK는 일찌감치 닉 킹엄과 작별한 데 이어 그 빈 자리를 채운 타일러 화이트가 잇달아 사구를 맞는 불운 속 역시 한국을 떠났다. 제이미 로맥(27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918)은 후반기 들어 상승세를 타며 자신의 몫을 해냈지만, 리카르도 핀토는 올해 최악의 외국인 선발투수 중 한 명이다.

부상자로 인한 전력 누수도 크다. SK는 올시즌 내내 에이스 역할을 해온 문승원을 비롯해 거포 한동민, 마무리 하재훈, 백업 포수 이흥련 등이 잇따라 시즌아웃되면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사령탑 염경엽 감독 역시 잠시 복귀했다가 재차 휴식에 들어간 상황.

한화 역시 중심타자 김태균과 정은원, 선발의 한 축을 이루던 김범수가 오랫동안 전력에서 이탈해있다. 여기에 주전 유격수 하주석을 시작으로 그 뒤를 받칠 오선진, 신예 박정현까지 줄줄이 시즌아웃돼 내야에 큰 구멍이 뚫렸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이도윤을 황급히 수혈, 남은 시즌을 버텨야한다.

일각에서는 9위보다 차라리 10위가 낫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듬해 신인 지명 때문이다. 지명 순서가 ㄹ자에서 Z자로 바뀌면서 하위팀의 이점이 더 커진 게 사실이다. 지난시즌 최하위였던 롯데 자이언츠는 올시즌 강릉고 투수 김진욱을 지명하며 내년 기대치를 한층 높였다.

하지만 승리를 목표로 하지 않는 프로는 존재 의미가 없다. 또한 올시즌 내내 최하위권을 맴돌며 온갖 비판과 조롱에 시달린 두 팀으로선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도 꼴찌를 피할 필요가 있다. 최하위를 면하는 것은 코로나 시국에도 불구하고 한 시즌 내내 뜨거운 응원을 보내준 팬들을 위한 최소한의 '유종의 미'이기도 하다.

현재로선 쫓기는 입장에 처한 SK의 마음이 더 바빠보인다. 한화는 올시즌 감독 사퇴와 KBO 역대 타이 기록이었던 18연패,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등 온갖 악재를 겪었다. 하지만 팀 전체가 똘똘 뭉쳐 분위기 반등을 이뤄낸 상황이다. 5월 31일 이후 4개월 넘게 계속된 '꼴찌'의 멍에까지 벗어던질 수 있다면, 내년 시즌 희망을 한층 더 밝힐 수 있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