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가수 김현정이 앨범 제작 실패 후 억대 빚더미에 앉았던 사연을 고백했다.
20일 방송된 SBS 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에는 90년대를 풍미한 '롱다리 미녀 가수' 김현정이 출연해 진솔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이날 김현정은 등장하자마자 히트곡 '멍'을 열창하며 여전한 가창력을 뽐내 감탄을 안겼다. 그는 근황을 묻자 "3년 만에 토크쇼에 출연한 거다. 그동안 사실 방송 보다는 행사나 공연을 많이 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많이 하면서 꾸준히 활동했다"고 답했다.
김현정은 행사와 공연 위주로 활동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2015년에 무슨 용기였는지 사비를 들여서 '어텐션'이라는 앨범을 제작했다. 근데 그냥 망한 게 아니라 너무 심하게 망했다"라며 "수익 자체가 없이 뮤직비디오만 찍고 방송 활동은 안 했다. 친한 사람들만 아는 노래가 되어버렸다"고 고백했다. 피해 금액만 수억 원이었다는 그는 "빚 갚기 위해서 공연을 많이 했다"며 "열심히 활동해서 빚 갚았는데 다른 앨범에도 또 빚이 있다"고 털어놨다.
지난 1997년 '그녀와의 이별'로 가요계에 데뷔한 김현정. 그러나 데뷔 당시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는 그는 "정말 첫 무대가 마지막 무대라고 생각하고 올랐는데 진짜 마지막 무대가 됐다"고 밝혔다. '그녀와의 이별'로 김현정이 인기를 얻은 것은 이듬해인 1998년이었다고. '그녀와의 이별'은 나이트클럽과 길보드 차트에서 인기를 끌며 역주행을 기록했고, 이후 김현정은 '혼자한 사랑', '되돌아온 이별', '거짓말처럼', '멍', '떠난 너' 등 연이어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당대 최고의 인기 여가수로 등극했다.
이후 김현정은 2001년 중화권에 진출해 '에이미 킴'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홍콩 차트에서 1위를 한 적도 있다는 그는 수입 질문을 하자 "입금이 안 돼서 돌아왔다"고 답했다. 김현정은 "비즈니스는 언제나 중간단계가 중요한데 중간에 낀 에이전시 문제로 출연료를 못 받았다"며 "그때 나이도 어려서 잘 몰랐다"고 털어놨다.
이어 김현정은 그동안 말할 수 없었던 속사정을 고백했다. 음반 제작 실패 후 믿었던 사람들의 배신 등으로 큰 상처를 받았다는 그는 "그 사람들은 나쁘다 좋다 말할 수도 없다. 결국 선택은 내가 했기 때문이다. 책임을 내가 지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어 "근데 다른 상황에서도 이런 일이 많았다"며 책임을 떠넘기는 사람들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냈음을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 김현정은 덤프트럭 교통사고, 성대 결절과 담석 제거 수술 등 연이은 악재로 슬럼프를 겪었다고 고백했다. 특히 2016년 담석 제거 수술을 했을 당시를 떠올리던 그는 "중국 공연 전날 갑작스러운 복통 때문에 응급실 갔더니 담석 색깔이 노란색으로 바뀌어서 더 진행되면 죽을 수도 있다고 했다"고 심각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김현정은 바로 다음 날 귀국해서 담석 제거 수술을 했는데 의사로부터 "더 늦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김현정은 "담석 제거 수술도 그렇고 몸이 안 좋으니까 친구가 흑염소즙을 소개해줘서 먹었는데 그걸 먹고 살이 너무 쪘다. 뒤돌아서면 배고프더라"며 "그 상태로 프로그램을 하나 했는데 댓글 반응에 '살 많이 쪘다'는 게 많아서 지금은 1일 1식 계속해서 5kg 정도 뺐다"고 말했다.
데뷔 24년 차인 김현정은 이날 가수로서의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모든 가수들은 신곡 발표를 하고 싶어한다. 근데 음악 방송도 한정적인데 아이돌 위주고 요즘은 또 트로트가 대세"라며 "난 40대 중반이라 애매하다. 김연자 선배님이 너무 부럽다"고 말했다. 이에 김수미는 "노래 잘하는 무기가 있는데 무슨 걱정이냐. 건강만 생각해라"라며 "저력이 있는 가수다. 자신감 잃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끝으로 김현정은 어떤 가수로 남고 싶냐는 질문에 "위로와 희망을 주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팬들에게 "잊지 않고 긴 시간 롱런하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사랑한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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