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전북 현대의 장점을 수원 삼성이 흡수하고, 반대로 수원의 장점을 전북이 흡수할 경우, 두 팀은 완벽해질 수 있다.
전북의 장점은 후반 뒷심이다. 공격수 한교원이 얘기했듯 "후반 집중력"으로 상대를 찍어누르는 힘이 대단하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 12라운드 현재, 후반전 성적이 9승2무1패다. 후반에 15골을 넣고 단 2골만을 내줬다.
수원의 올 시즌 콘셉트는 '전반불패'다. 전반전 45분 기준으로 패한 적이 없다.(5승7무) 9골 넣고 단 2골을 허용했다. 전북, 울산 현대, 포항 스틸러스, 대구FC, 강원FC 등 강한 화력을 지닌 팀들도 전반에는 수원의 단단한 스리백을 상대로 고전했다.
그럼에도 수원의 현실은 '10위'다. 전반에 잘 싸우고 후반에 무너졌다는 뜻이다. 후반은 처참하다. 1승3무8패(3득 14실). 5경기 연속 후반에 실점했다. 대구, 서울, 포항전에선 전반을 앞선 채 마쳤지만, 3경기에서 따낸 승점은 1점이다.
지난 17일부로 사임한 이임생 전 감독은 거듭 "집중력의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원은 준비에 실패했다. 후반 중후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체력이 떨어지니 당연히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수원은 19일 성남FC와의 홈경기에서도 후반 36분 이창용에게 실점하며 0대1로 패했다.
수원은 습관처럼 후반에 무너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하위권 탈출은 어렵다. 주승진 감독대행은 45분짜리 집중력을 90분으로 늘리는 방법을 찾고, 후반 반전을 꾀할 수 있는 용병술을 발휘해야 한다.
전북의 사정도 여의치 않다. 12라운드를 기점으로 라이벌 울산과의 승점차가 3점으로 벌어졌다. 초반부터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 여파로 봐야한다. 전북의 전반 성적은 2승6무4패. 단 3골(6실)만을 넣었다. 팀 득점의 약 83.3%를 후반에 몰아넣었다. 전반결과가 최종결과로 이어졌다면 현재 순위 9위다.
전북은 최근 2경기인 성남FC(2대2), 인천 유나이티드(1대1)전에서 여지없이 '전반 선실점-후반 추격'의 패턴을 보였다. 전북은 지난 6월만 하더라도 선제실점을 하든, 전반을 무득점으로 마치든, 후반에 어떻게든 승리를 챙겼다. 6월 16일 포항 스틸러스 원정(2대1)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7월 들어 추격의 힘이 떨어지면서 3연속 무승 늪에 빠졌다. 예견된 일이다. 2% 부족한 화력으로 후반에 승부를 보는 전략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준다.
전북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윙어 모 바로우를 20일 영입했다. 브라질 명문 코린치안스에서 활약한 전방 공격수 구스타보 영입도 앞뒀다. 두 선수를 영입한 이유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봐야 한다. 인천전을 마치고 "가장 큰 문제점은 득점력"이라고 말한 모라이스 감독이 하루빨리 이 숙제를 해결해야 우승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는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