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최고 구속 152㎞에 11탈삼진.'
이제는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봐도 좋다.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가 7월 들어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하며 등판 때마다 호투를 펼치고 있다. 차우찬과 또다른 외인 투수 타일러 윌슨도 회복세가 뚜렷해 LG는 지난해 구축한 최강 1~3선발 위용을 되찾는 분위기다.
켈리는 지난 19일 잠실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6⅓이닝 동안 6안타를 내주고 삼진 11개를 잡아내는 위력적인 투구로 1실점으로 틀어막는 눈부신 피칭을 선보였다. 올시즌 최고의 투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압도감과 안정감을 줬다. 불펜이 동점을 허용해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시즌 초반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알린 경기였다.
구위, 제구력 모두 지난해 한창 돋보일 때의 수준을 회복했다. 직구 구속은 최고 152㎞까지 나왔고, 투심, 커브, 슬라이더 등 모든 구종을 안정적인 제구력을 앞세워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11개의 탈삼진을 올린 것을 비롯해 이닝 내내 타자들을 압도했다. 역시 구속 회복이 최근 호투의 원동력이라고 볼 수 있다.
켈리는 7월 들어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이어갔다. 7월 평균자책점은 2.84, 피안타율은 3할3리다. 피안타가 많은 편이지만 집중적으로 맞지 않는다 점, 승부처에서 병살타와 삼진을 유도한다는 점이 그의 경기운영능력을 말해준다. 이날 한화전 승리 후 류중일 감독은 "켈리가 6⅓이닝을 아주 잘 막아줬는데 승리를 챙겨주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켈리는 지난 14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7이닝 동안 7안타 3볼넷으로 2실점하는 호투했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을 안았다. 최근 운이 따르지 않을 뿐이지, 특유의 빠른 템포와 공격적인 피칭으로 실점을 최소화하며 에이스나 다름없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 잠실 한화전에서는 차우찬이 7이닝 5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로 승리를 안았다. 지난 6월 7일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무려 41일 만에 승수를 추가한 것이다. 컨디션 난조와 자신감 하락으로 지난 8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열흘 만에 돌아와 토종 에이스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윌슨 역시 지난 15일 롯데전에서 6이닝 8안타 2실점으로 시즌 4승을 따내는 등 7월 들어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컨디션을 회복 중이다. 켈리와 윌슨은 지난 봄 2주간 자가격리 후유증으로 시즌 초반 들쭉날쭉했다. 그러나 시즌 개막 2개월이 지난 이제는 다른 핑계를 댈 수 없는 처지다. 최근 호투가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윌슨은 롯데전 승리 후 "여러 상황에서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아직 최고의 컨디션은 아니지만 가까이 가고 있는 느낌이다. 다운될 필요는 없다"고 했다.
LG는 '윌켈차'로 불리는 1~3선발이 살아나지 않고서는 상위권 도약을 꿈꿀 수 없다. 최근 이들이 회복 기미를 나타내면서 반등 계기를 마련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