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5강'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KBO리그 절반이 못하는게 가을야구다. 최하위는 다르다. 구단과 팬들의 자존심 문제다.
한화 이글스는 2020시즌이 ⅓을 넘어선 현재 14승 42패로 리그 10위다. 8위 롯데 자이언츠와 5위 KIA 타이거즈의 차이는 2경기반. 하지만 롯데와 한화는 무려 13경기 차이다.
하지만 9위 SK 와이번스의 올시즌도 한화 못지 않게 험난하다. 한화가 지옥 같은 18연패를 경험했다면, SK 역시 10연패와 8연패의 악몽을 겪었다. 양팀 모두 최원호와 박경완, 두 감독 대행이 팀을 이끌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한화와 SK는 단 3경기 차이지만, 좁혀질듯 좁혀지지 않는다. 그간 SK가 패하는 만큼 한화도 이기지 못했다. 그렇게 '탈꼴찌'를 꿈꿔온 한화에게 기회가 왔다. 한화는 10일부터 SK와 주말 3연전을 펼친다.
때맞춰 마무리 정우람과 주전 유격수 하주석이 1군에 복귀했다. 한화로선 외나무다리 결전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춘 셈이다.
하주석은 지난 8일 복귀, 지명타자와 주전 유격수로 1경기씩을 소화했다. 타격 성적은 2루타 하나 포함 8타수 2안타 1타점. 두달 가까이 휴식을 취한 것에 비해 방망이는 여전히 날카롭다. 수비 역시 9일 롯데 전에서 내외야 사이에 떨어지는 마차도의 애매한 타구를 멋지게 잡아내며 클래스를 증명했다. 호수비 직후 선발 김범수는 모자를 벗어 감사를 표했다.
한화 코치진은 하주석의 전력질주를 금지하는 등 주의깊게 상태를 살피고 있다. 하지만 하주석의 복귀는 투수들에게 큰 힘이 된다. 호수비 직후 선발 김범수는 모자를 벗어 감사를 표했다. 주전 유격수로 오선진이 콜업된 뒤 한화 선발진이 살아난 것을 감안하면, 등 뒤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수비수의 존재는 투수들에겐 천군만마와 같다.
정우람의 복귀 역시 반갑다. 지난 24일 당한 불의의 부상으로 이탈한지 약 보름 만이다. 그 사이 한화는 정우람이 부상을 당한 삼성 라이온즈 전 포함 4승 8패를 기록했다. 8패 중 3패가 끝내기 패배다. 추격전을 벌이다가도 후반 불펜이 무너지며 힘이 다한 경기도 많았다.
박상원과 김진영이 정우람 대신 마무리를 맡았지만, 기대했던 안정감은 보여주지 못했다.
정우람은 9일 롯데를 상대로 복귀 후 첫 경기를 가졌다. 3대4로 한점차 뒤진 9회초 1사 2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주자 김동한의 3루 도루에 이은 안치홍의 희생플라이로 승계주자 홈인을 허용한 점이 아쉽지만, 안타나 볼넷은 내주지 않았다.
무엇보다 서폴드-김범수-김민우-채드벨-장시환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이 자리잡은 만큼, 정우람이 뒷문을 확실하게 지켜줄 경우 불펜의 힘이 배가될 수 있다. 아직 평균자책점 0을 유지중인 신예 강재민이나 우완 강속구 투수인 박상원은 정우람과 궁합이 잘 맞는 셋업맨들이다. 정우람과 함께 콜업된 베테랑 포수 이해창 역시 투수들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단숨에 격차를 좁힐 수 있는 기회지만, 자칫 시즌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꼴찌 확정 분위기로 갈 수도 있는 위기다. 두 팀의 10경기 성적은
3승7패의 SK가 2승8패의 한화보다 오히려 좋다.
대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