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밥먹다' 김호중과 류지광이 힘들었던 시간들을 털어놨다.
지난 4일 방송된 SBS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에는 대한민국에 트로트 열풍을 불러일으킨 TV CHOSUN '미스터트롯' 김호중과 류지광이 출연했다.
김호중과 류지광은 '미스터트롯' 비하인드부터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할머니, 모친의 잘못된 억대 빚 보증으로 힘들었던 시절들을 떠올리며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트바로티(트로트+파바로티) 김호중과 여심스틸 보이스 류지광은 '미스터트롯' 출연 이후 현재 큰 사랑을 받으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호중은 '미스터트롯' 이후 주변 반응에 대해 "하늘과 땅 차이다"면서 자신의 등장으로 시장이 마비되는 상황을 전하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류지광은 "부모님 일을 그만두게 해드렸다"고 말해 감탄을 자아냈다. 그때 어린 소녀 팬이 사인을 받기 위해 등장, 김호중과 류지광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김호중은 '미스터트롯' 당시 기싸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호중은 류지광을 비롯해 출연자들의 비주얼 때문에 주눅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류지광은 "호중이가 노래를 잘해 기가 죽었다"고 속마음을 밝혀 녹화장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실제 오로지 미션 수행에 집중한 참가자들은 경쟁보다 전우애로 뭉쳐 합격과 탈락을 넘어 친형제처럼 돈독해졌다.
김호중은 성악을 하다가 트로트로 전향했다. 학창 시절부터 성악을 공부한 김호중은 11년 전 SBS '스타킹'에 '고딩 파바로티'로 출연, 나이답지 않은 성숙한 무대를 선보이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방송을 통한 후원으로 유학길에 올라 큰 무대에서 성악을 공부했다.
그러나 유학 생활은 녹녹치 않았다. "아직도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찬 공기를 잊을 수 없다"는 김호중은 가난한 주머니 사정으로 "바게트빵과 파스타면만 먹었다"고 떠올리기도 했다.
김호중은 유학 후 부푼 꿈을 안고 귀국했지만 이미 대중들에게는 '고딩 파바로티'는 잊혀진 상태였다. 이에 김호중은 생계를 위해 8년 동안 돌잔치와 결혼식장에서 노래를 불렀던 무명시절을 털어놨다.
김호중은 할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부모님의 이혼으로 할머니 손에서 자란 김호중은 고등학교 2학년 때 할머니를 떠나보냈다. 김호중은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나 역시 후회하는 한 사람이다"면서 할머니와 떨어져 살았던 예고 시절 "혈변을 본다"는 할머니의 말에 대충 때운 끼니가 마음에 걸려 속상한 마음에 잔소리만 해버렸다고. 1년 뒤 할머니는 대장암 판정을 받으셨다.
뒤늦게 할머니의 대장암 소식에 대구에서 울산에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기력 없는 할머니가 김호중에게 건넨 말은 '사람들에게 박수 받는 사람이 되어라', '항상 인사 잘하고 폐 끼치지 말아라', '하늘에서 지켜볼 거니까 단디 행동해라'였다고. 김호중은 "이틀 뒤에 바로 돌아가셨다"면서 "너무 죄송해서 입관식도 못 봤다. 지금도 후회된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류지광도 힘들었던 시간을 떠올렸다. 류지광이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머니가 두 번의 빚 보증으로 월세방으로 이사를 하며 경제적으로 힘들어졌다. 1997년 당시 빚이 3,4억 원 정도였다고. 아버지가 성실하게 일해 6년 만에 빚 청산 후 고깃집을 개업했지만 6개월 만에 폐업하면서 가족은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 류지광은 "부모님에게 내색은 못하고 집 밖에서 반항을 많이 했다"고 했다.
중학교 3학년 때 길거리 캐스팅된 류지광은 연예인이 되겠단 막연한 꿈을 안고 시작했지만, 쉽지 않았던 가수의 도전이었다.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계속해서 오디션에 도전했다.
2009년 '미스터월드 코리아', 2010년 '제6회 미스터월드', 2011년 Mnet '슈퍼스타 K3', 2012 SBS '슈퍼모델 선발대회', 2016년 '팬텀싱어', 2017년 '가스펠싱어'까지 2009년부터 11년 동안 7번의 오디션을 거쳤다.
음반 기획사에 캐스팅된 류지광. 그러나 맞지 않는 음역대 주문에 성대 결절이 왔고, 기획사의 일방적인 계약 파기 결정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또한 '슈퍼스타 K3'에서 탈락 후 큰 상실감에 극단적인 선택의 기로에 섰던 심정을 솔직하게 고백하기도 했다.
김호중과 류지광은 이처럼 힘든 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간절한 마음으로 '미스터트롯'의 문을 두들였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데 성공했다. 칠전팔기 인생 속 이들이 청춘의 기록은 안방극장에 감동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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