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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스루'·'글로브-월'·'세이프티 가드'…코로나19 선별진료소는 진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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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국내에서 처음 도입했고, 외국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선별진료소가 진화하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병원내 감염 확산을 막고 검체를 채취하는 의료진을 보호하는 데다 검사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어 여러 병원들이 설치, 운영중이다.

이런 가운데 보다 안전하고 보다 빠른 검사가 가능한 선별진료 방식이 도입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이 운영 중인 '1인 감염안전진료부스'이다.

차가 없는 환자, 노약자도 편리하고 안전하게 검사할 수 있어 이른바 '워킹 스루'로 불리기도 한다.

병원측은 "기존 드라이브 스루는 자가 차량 이용자에 한정된 검사인데다 넓은 공간 확보가 어려운 여건에서는 시행하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해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감염안전진료부스 시스템 'SAFETY'(Safe Assessment and Fast Evaluation Technical booth of Yangji hospital) 는 의사와 환자를 분리한 1인 진료부스로 상호 감염위험도를 낮추고 빠르고 안전하게 검체를 채취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실험실에서 위험한 물질을 다룰 때 주로 사용하는 생물안전작업대를 착안, 응용해 제작된 것으로 비말 접촉없이 검사할 수 있어서 감염위험도가 낮다.

1인 감염안전진료부스는 공중전화 박스 크기의 투명한 부스안에 환자가 들어오면, 의료진이 특수 글로브(장갑)를 낀 채 환자의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이다.

또한 부스내 인터폰을 설치, 진료 중 상호 대화를 할 수 있으며 부스 밖으로 청진기를 부착하고 내부에 펜 라이트를 비치해 의사가 환자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 가능한 진료 여건을 조성했다.

의사가 환자와 분리되어 검사하기 때문에 검사 시간과 동선이 단축되어 의료진 피로도를 해소하는 장점이 있다. 높은 검사 효율성으로 검체채취는 1분이면 충분하며, 규모가 기존 진료소의 10분의 1 크기에 불과해 빠른 환기와 짧은 소독시간(1~2분) 으로 안전한 검사가 가능하다. 현재 4개 부스 동시 운영 시 소독 시간을 감안하면 시간당 최대 10명까지 검사할 수 있다.

김상일 병원장은 "지역별 확진 환자 증가로 방호복, 마스크 부족현상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감염위험을 줄여 효율적인 진료, 검사가 가능하다"며 "SAFETY 시스템은 선별진료소를 힘겹게 운영하는 전국의 중소 지역거점병원에게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이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 해외 여러 나라에서 연락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보라매병원도 이와 유사한 방식의 '글로브-월(Glove-Wall)'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난달부터 보라매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운영중인 '글로브-월' 검체채취실은 유리벽으로 된 상자에 장갑이 달린 구멍을 통해 영아를 돌보는 인큐베이터와 유사한 구조다.

내부 중앙에는 아크릴 유리벽을 두고 검사자와 의료진의 공간이 철저히 분리돼 있으며, 이 곳에서 의료진은 글로브가 설치된 유리벽을 이용해 맞은 편 검사자와 직접 접촉없이도 검체 채취가 가능하다. 내부에는 음압기기를 별도로 설치해 내부 공기의 외부 유출을 차단했으며, 의료진의 공간은 검사자와 동선까지 완벽히 분리돼 의료진과 환자의 2차 감염 우려도 크게 낮출 수 있고, 레벨D 방호복 없이도 안전하게 검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보라매병원 감염관리실장 박상원 교수(감염내과)는 "해당 시스템은 환자와 의료진의 추가 감염을 예방하고, 레벨D 보호구의 사용을 절감해 꼭 필요한 곳에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획기적인 검사방식"이라며 "검체 채취 후 환자가 머문 한정된 공간을 집중 소독함으로서 소독시간을 단축하고 안전하게 추가 검사가 가능 하므로, 신속하고 안정적인 소독여건이 마련된 시설에서 도입 시 매우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브-월' 시스템은 서울시 산하병원 및 보건소 내 선별진료소에서도 벤치마킹해 운영중이다.

서울시 동부병원 역시 기존의 선별진료소를 보완한 새로운 형태의 '세이프티 가드' 선별진료소를 설치했다.

세이프티 가드 선별진료소는 의료진, 검사자의 공간·동선이 분리된 양압진료실과 음압검사실을 구축해 감염 우려가 낮고 보다 신속하게 진료 및 검체 채취를 진행할 수 있는 방식이다.

동부병원은 "의료진이 있는 공간은 '양압'으로, 검사자가 있는 공간은 '음압'으로 설계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의료진이 있는 공간에는 오염된 공기가 들어오지 않아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하지 않고도 안전하게 진료 및 검체 채취가 가능하다. 또한, 검사자의 공간에서는 음압이 유지돼 진료 및 검체 채취 시 발생할 수 있는 바이러스의 유출을 막을 수 있다.

의료진과 검사자는 진료 및 검체 채취 시 유리벽을 통해 대면하며 인터폰으로 대화가 가능하다. 검체 채취 시 의료진의 안내에 따라 검사자는 자체적으로 냉장고에 검체를 보관하고 뒷정리까지 한 후 검사실 밖을 나오게 돼 진료소 내 2차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동부병원 김석연 원장은 "장시간 레벨D 방호복을 입고 진료를 하게 되면,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아 온 몸이 땀범벅이 되고 호흡도 쉽지 않기 때문에 의료진들의 체력소모가 상당하다"며 "지금과 같은 양압진료실 내에서는 레벨D를 입지 않고 최소한의 마스크와 고글정도 만으로도 충분하기에 의료진들이 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근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원장은 "만일 선별진료소 운영이 장기화 될 경우, 의료진의 레벨D 방호복 착용 빈도가 줄어들게 되면 지금과 같이 물품 수급이 어려운 때에 병원에서도 이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