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한화 이글스가 호주 정부의 '여행금지 4단계 권고'로 인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다행히 에이스 워윅 서폴드의 합류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한화 구단은 18일 외국인 선수 워윅 서폴드의 합류 여부를 재확인하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이날 오전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외부 유입을 막기 위한 '보건안전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해외 여행을 하지 말라. 해외 체류 중인 호구 국민들도 귀국을 원한다면 서둘러라"고 발표했기 때문. '해당 조치는 향후 최소 6개월간 이어질 것'이라고 장기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한화 측이 깜짝 놀란 것은 당연하다. 서폴드가 지난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이후 호주 퍼스의 자택으로 돌아가 개인훈련 중이었기 때문다. 서폴드는 지난해 12승11패 평균자책점 3.51, 192⅓이닝을 소화한 에이스다. 퀄리티 스타트(QS) 횟수는 20회. 한화 외국인 투수 역사상 최다 이닝, 최다 QS를 기록한 선수다. 올시즌 한화 전력 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조각이다.
한화 측은 약 5시간여의 확인 절차를 거쳐 이날 저녁 '서폴드의 출국 및 합류가 가능하다'는 최종 공식입장을 밝혔다. 적어도 서폴드가 호주에 발이 묶일 위험은 없다. 당초 한화는 서폴드와 채드 벨, 제라드 호잉 등 외국인 선수 3명을 KBO리그 개막 일정이 정해진 뒤 입국시킬 생각이었다. 하지만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추세에 따라 개막 시기와 무관하게 가능한 빨리 귀국시키기로 결정했다. 당초 25일 입국 예정이었지만, 항공편을 확보하는대로 빠르게 입국시킬 예정이다.
서폴드는 지난해에도 KBO리그에서 뛴 만큼 해외 취업 비자 등의 문제는 없다. 또 일반적인 호주 국민들과는 상황이 다르다. 일단 출국하기만 하면 오는 10~11월까지는 한국에 머무르게 된다.
다만 서폴드는 한국 입국을 위한 교통편에는 곤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호주 총리의 발표 직후 바로 관련 조치가 시행됐다. 한국인 입장에서는 당분간 호주 입국이 (물리적으로)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주에서 나오는 교통편도 마찬가지다. 호주대사관에 따르면 호주에 취항하던 한국 측 항공편은 모두 결항됐다. 그외 호주 항공사의 자체 호주를 오가는 각종 국제선 항공편도 대부분 감축됐다.
호주대사관 측은 이날 발표에 대해 "'여행 강제금지(travel ban)가 아닌 여행자제 권고(do not tavel, advising)다. 총 4단계의 자국민 해외여행 경보 중 최고 단계다. 코로나19의 유입을 막기 위해 자국민에게 내린 아주 강경한 권고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호주가 기본적으로 남반구에 위치한 큰 섬인 만큼, 사실상의 국경 봉쇄 효과가 있다.
현재 호주 정부 웹사이트에는 전세계 모든 나라가 여행금지 국가를 뜻하는 검은색으로 표시된다. 한국이나 중국, 이탈리아 등 코로나19가 확산된 일부 국가에 국한된 조치가 아니다. 해외에 머물고 있는 호주 국민들을 향해 '귀국을 원한다면 최대한 빠르게 돌아오라'는 권고도 포함됐다.
코로나19는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로 본격 확산되고 있다. 확진자 3만명, 사망자 2500명을 넘긴 이탈리아는 중국에 이은 확진자 수 2위 국가다. 그 뒤를 이란 스페인 독일 프랑스가 따르고 있다. 미국도 18일에만 확진자 1560명, 사망자 150명이 추가되며 한국을 제치고 확진자 수 7위로 올라섰다.
이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등은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외국인 선수 3명과 동반 귀국했다. SK와이번스도 지난 15일 개인 사정을 마무리지은 제이미 로맥을 끝으로 외국인 선수들의 합류를 끝냈다. KT 위즈 역시 오는 23일부터 외국인 선수들이 속속 입국할 예정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