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조현우 형과의 맞대결, 꼭 이기고 싶습니다."
대구FC는 2020 시즌을 앞두고 간판 스타를 떠나보내야 했다. 자유계약(FA) 신분이 된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가 울산 현대 이적을 선택했다. 조현우는 울산 입단 확정 후 "대구에는 수차례 재계약 의사가 없음을 확실히 표명했다"고 말하며 대구를 떠난 이유를 밝혔다.
조현우의 이탈로 대구는 전력, 흥행 모두에서 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떠난 사람이 있으면, 그 자리에 새로운 스타가 탄생할 수도 있는 법이다. 대구는 성균관대 출신 프로 3년차 최영은(25)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최영은은 2018년 조현우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며 팬들에게 존재감을 과시한 바 있다. 현재 이준희와 치열한 주전 경쟁을 하고 있는데, 한 발 앞서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준희가 전지훈련 막판 몸이 좋지 않아 실전을 소화하지 못했다.
전지훈련을 마친 최영은은 "이용발 코치님과 함께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많은 공부를 했다. 몸도 지치고 했지만, 동료들과 마지막까지 정신적으로 집중하며 똘똘 뭉쳤다. 컨디션은 매우 좋다"고 말했다.
앞선 두 번의 전지훈련에서는 주전에 대한 기대가 없었다. 조현우라는 넘기 힘든 산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전지훈련은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최영은은 "1, 2년차 전지훈련과는 완전히 달랐다. 준비하는 자세부터 훈련 과정까지 모두 말이다. (이)준희형, 막내 (이)학윤이와 함께 훈련을 열심히 했다. 누가 주전으로 뛸 지는 모른다. 하지만 세 사람 모두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집중력을 발휘해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영은은 가진 재능에 비해 기회를 많이 못받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그런 얘기를 듣기도 했다. 내 실력이 좋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올해 내 진짜 모습을 증명해보일 차례라고 생각한다. 내가 (조)현우형만큼은 못하겠지만, 팬들께 믿음은 드려야 한다. 개막전에 뛸 수 있다면 잘하는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최영은은 자신의 강점을 어필해달라는 말에 "골키퍼는 잘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공이 안오게 하는 게 중요하다. 필드 플레이어들이 집중할 수 있게 소리치는 게 내 강점이다. 1대1 상황, 페널티킥 방어도 자신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영은은 연습경기 내내 목이 쉴 정도로 고래고래 동료들에게 소리를 치며 정신력을 집중시켜줬다. 소리 지르다 지칠 것 같아 보였다. 코칭스태프도 어린 나이지만 형들을 이끄는 이 모습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조현우의 이적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부담은 없을까. 최영은은 "형이 팀을 옮겨 아쉬웠다. 하지만 다른 형들이 나를 많이 믿어주시는 것 같다. 연습경기에서도, 훈련에서도 칭찬과 지적을 많이 해주신다. 그 믿음에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최영은은 이어 "만약 울산과 경기할 때 현우형과 맞대결을 한다고 생각하면 느낌이 색다를 것 같다. 하지만 경기에서는 꼭 이기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