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우리 드라마의 매력, 막장이 없는 청정극이라는 것." 이번에는 진짜 막장이 없을까. '꽃길만 걷자'가 청정 일일극을 자신하고 나섰다.
24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 라마다호텔에서 KBS1 새 일일드라마 '꽃길만 걸어요'(채혜영 나승현 극본, 박기현 연출)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박기현 PD, 양희경, 최윤소, 설정환, 심지호, 정유민이 참석했다.
'꽃길만 걸어요'는 진흙탕 시댁살이를 굳세게 견뎌 온 열혈 주부 강여원과 가시밭길 인생을 꿋꿋이 헤쳐 온 초긍정남 봉천동의 심장이 쿵쿵 뛰는 인생 리셋 드라마로, 강인한 생활력과 인내심으로 시댁살이를 버텨내던 며느리 강여원(최윤소)가 인생 리셋을 예고한다. 진흙길 시댁살이에 고군분투하는 프로 주부 강여원(최윤소 분), 사서 고생길을 걷는 열혈 국선 변호사 봉천동(설정환 분), 안하무인 마이웨이로 시크 도도한 하나음료의 무남독녀 상속녀 황수지(정유민 분) 그리고 그런 황수지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김지훈(심지호 분)의 앞날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꽃길만 걸어요'의 연출을 맡은 박기혁 PD는 오랜시간 KBS의 주말 밤을 책임졌던 '사랑과 전쟁'의 연출자다. 이에 '꽃길만 걸어요'가 보여줄 드라마의 강한 색감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박기혁 PD는 "최근 코리안시리즈가 진행 중인데, 야구와 비유하면 어떨까 싶다. 야구 명언 중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는데 주인공 여원이 남편도 있고 경단녀에 핀치에 몰린 상황인데, 그래도 굴하지않고 스스로 자기의 운명을 개척하면서 자신의 꿈도 이루고 사랑도 만난다는 이야기다. 9회말 2아웃에 지고 있는 팀이 역전을 하는 성장드라마적인 성격을 많이 갖고 있다. 그 안에 로맨스도 있는 희망을 주는 드라마라고 말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등장인물들은 대체로 '착한' 사람들. 양희경은 자신과 같은 운명이 되어버린 며느리 최윤소를 지키는 착한 시어머니고, 최윤소도 '캔디'같은 울지 않는 여성이다. 여기에 보육원 출신의 봉천동도 착함을 담당한다. 양희경은 "집안의 유일한 어른이 혼자가 돼서 기구한 운명을 사는 엄마인데, 저를 중심으로 저와 피 한 방울 안 섞인 자식들과 함께 살아가는, 내 자식과 남의 자식 분별이 없이 식구라는 이름으로 가족, 식구, 밥상 등 잊혀져가고 혼밥족이 많아지는 사회 형태인데, 대가족을 보여주고자 그 중심에서 밥을 열심히 해서 사람들과 손님들을 먹이는 밥하는 엄마, 식당 아줌마 역할이다"고 자신을 표현했다. 그의 말이 '꽃길만 걷자'를 대변하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힘든 삶을 살던 이들이 한곳에 모여 앉아 밥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며느리 역으로 등장하는 최윤소는 미혼에 육아 경험도 없지만, 연기를 위해 노력했다고. 최윤소는 "미혼이라 시어머니나 시댁살이에 대해 경험하지 못해서 제 나이 또래들 친구들이 육아와 가정생활에 늘 힘들고 고충이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왔다. 그런 것들을 토대로 생각을 해봤고, 저도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같이 살면서 느낀 것들을 잘 표현하려고 하고 있다. 감독님이 현장에서 제가 기존에 보여준 면과 다른 모습들을 발견하고 끌어주는 것에 대해서 자신감이 들고 잘해야겠다는 무한한 책임감이 든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인공인 설정환은 오디션을 통해 첫 정극 주연에 도전한다. 그는 "오디션을 기가막히게 봤다는 것 보다는, 오디션 때 연기보다 사적인 질문과 대화를 많이 했다. 대화 속에서 감독님은 제가 기본적으로 가진 천동이의 성향을 찾고 싶었던 것 같다. 봉천동은 초긍정 캐릭터다. 인간 설정환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면 덕에 캐스팅된 게 아닌가 싶다. 첫 주연이 돼서 사실 좀 무서웠다. 두렵기도 했고, 부담도 됐는데 촬영을 해가면서 칭찬도 많이 해주고 대화도 많이 해주고, 선배님들이 중심을 잘 잡아주시니 부담을 덜 느끼고 편안해졌다. 어제도 제작발표회 전에 지호 선배와 얘기했는데 드라마가 혼자 만드는게 아니더라. 혼자 주인공이라는 생각으로 부담을 느끼지 않았나 싶고, 이제는 같이 만들어가는 거니까 감사하고 기대도 된다"고 말했다.
이들 주인공을 포함해 심지호와 정유민 등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박 PD는 "캐스팅은 사실 굉장히 오래 오디션으로 만나고 진행했고, 사실은 저는 인연이나 운명을 믿는 스타일인데 딱 이분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운명처럼 만났다고 할 정도로, 90%이상 적역으로 캐스팅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막장이 없는 드라마'를 자신한 박기현 PD는 불륜과 출생의 비밀도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속임'을 당해왔던 일일드라마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릴 카드가 될까. 박 PD는 '꽃길만 걸어요'의 매력에 대해 "드라마가 제작을 함에 있어서 이야기를 짜고 대본을 만들면서 작가분들과 이야기하기를 '참 내용이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고, 매력포인트는 이야기가 재미있다는 거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사실은 야구를 보면 3, 4, 5번 클린업 트리오가 있고 나머지가 있는데 주연들이 펼치는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나머지 분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재미있게 짰고, 이분들의 캐릭터도 다 살아있어서 자부심이 있다. 전체적 이야기가 재미있기 때문에 다른 드라마에 나오는 조연들이 아니라, 들여다 보면 다 재미있다는 것이 매력포인트다. 막장요소들이 이 드라마에는 없고, 이야기의 힘과 캐릭터의 힘으로 가는 드라마다. 음식으로 따지면 청정할 수 있는데, 건강한 드라마에서 오는 감동이나 그런 것들이 다른 드라마와는 달리 매력으로 작용을 하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불륜이나 출생의 비밀이나 최근 많이 클리셰로 사용되는 요소들이 이번 작품에는 없다고 하고, 이야기 자체가 가진 힘으로 가려고 작가와 연출진이 준비했다고 이해해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배우들도 새로운 일일극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심지호는 "어린시절 자라면서 봤던 일일연속극, 드라마는 연속극이라는 공식이 있던 때에 방영됐던 그 드라마 속의 가족의 따뜻함을 보고 자랐는데 이번 대본을 받았을 때 그런 느낌을 받아서 좋았다. 이렇게 좋은 드라마가 방영될 때 그 안에 내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하게 됐다. 저희 드라마 보시면서 따뜻하고, 가족 생각하고 그런 생각을 많이 하시면서 사회가 변하면서 꽃길만 걸으면 좋겠다"고 짚었다. 또 양희경은 "인생을 살면서 꽃길만 걷는 경우는 없다. 잠시 꽃길을 걷게 되는 순간의 행복을 만끽하시라고, 우리 드라마를 보시면서 '그래 사람 사는게 저런 거지, 나보다 힘든 사람도 있구나' 하면서 위안을 삼으시라고 '꽃길만 걷자'는 드라마를 만든 게 아닌가 싶다"고 밝히며 기대를 드러냈다.
'꽃길만 걸어요'는 28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