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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발고수들이 모였다. 2019 전국어르신 당구페스티벌 대성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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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왕년의 당구왕? 나야 나!'

당구 테이블 주위로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들이 몰려 들었다. '은둔고수'의 분위기를 풍기며 모처럼 왕년의 실력과 추억들을 꺼내 들었다. 이윽고 경기가 시작되자 과거로 타임슬립을 한 듯, 녹록치 않은 스트로크로 명승부를 연출해냈다.

대한당구연맹이 지난 23일 경기도 고양시 자이언트 당구클럽에서 '2019 전국 어르신 당구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이 대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후원을 받아 대한체육회 주최하고 대한당구연맹이 주관하는 대회였다.

이날 대회에는 만 60세 이상 208명의 어르신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80명이 참가한 프리쿠션 부분은 남자 10점제, 여자 7점제로 진행됐다. 또한 뉴 8볼(남자 2점제, 여자 1점제) 종목에는 128명이 신청해 자웅을 겨뤘다. 특히 최근 1년간 '어르신 당구 교실'에 참가해 실력을 갈고 닦은 참가자들은 이번 대회에 큰 기대를 걸고 참가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의 진정한 목적은 1등을 가리는 것보다 참가한 모든 어르신 선수가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대한당구연맹은 대회가 열리는 동안 건강검진을 할 수 있는 의료지원코너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페스티벌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골다공증 검사 및 혈압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 것. 일산노인종합복지관의 신인순 씨는 "친구들과 재미있게 경기도 하고, 건강검진도 받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행사여서 뜻 깊었다"면서 "이렇게 노인들이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많이 마련되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이번 대회 프리쿠션 부문에서는 의와 아름채 복지관의 한병희씨가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한병희씨는 마지막 큐에 성공한 뒤에야 비로소 환하게 웃었다. 2위는 인천노인종합문화회관의 변영철 씨가 차지했다. 공동 3위는 조한구, 조현일(이상 안산시 단원복지관)씨였다.

이어 뉴 8볼 부문에서는 파주시 노인복지관의 윤금자 씨가 1위에 올랐다. 윤금자 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은 결승전이었다"며 "많은 사람들의 응원 속에서 경기를 하니 감회가 새로웠다"는 우승소감을 밝혔다. 2위는 일산노인복지관의 박봉순 씨, 공동 3위는 용산노인종합복지관의 심현자 씨와 노원복지관의 강성숙 씨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해 시상식을 진행한 남삼현 대한당구연맹 회장은 "이번 페스티벌에서 참가자들의 활기찬 모습을 보며 실버 스포츠 당구종목의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느꼈다. 앞으로 대한당구연맹에서도 어르신 당구에 대한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