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회관=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대한민국 국민들이 평양 원정에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A대표팀 감독의 말이다.
벤투호가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향한 두 번째 여정에 나선다. 벤투 감독은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 나설 A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승리를 챙긴 벤투호는 10월10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스리랑카와 2차전을 치르고,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3차전을 치른다. 다음 달 7일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소집해 훈련에 돌입한다.
북한으로 가는 길. 이변은 없었다. 예상을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지난 투르크메니스탄전 명단과 비교해 큰 변화는 없었다. 특히 북한 원정이 중요한 만큼, 이들을 다시 한 번 중용했다. '캡틴' 손흥민을 비롯해 황의조(보르도) 이재성(홀슈타인 킬) 황희찬(잘츠부르크)은 이번에도 이름을 올렸다. '막내라인' 이강인(발렌시아) 백승호(다름슈타트)도 포함됐다. 벤투 감독은 모험보다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가운 얼굴도 이름을 올렸다. 부상으로 이탈했던 남태희(알 사드)다. 지난해 11월 A매치 중 무릎 부상을 입은 남태희는 지난 17일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그는 복귀전이었던 알 나스르와의 2019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2도움을 올리며 눈도장을 찍었다.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활약했던 이재익(알라이얀)은 처음으로 발탁됐다.
벤투 감독은 "북한과의 경기 전에 또 다른 경기가 있다. 첫 번째 경기를 잘 치러야 두 번째 경기도 잘 치를 수 있다. 한가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스리랑카와 북한은 서로 다른 유형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기본적으로 상대가 치른 직전의 몇 경기를 바탕으로 분석한다. 그러나 전 경기에서 어떻게 했느냐보다 우리를 상대할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첫 경기부터 잘 마무리한 뒤 북한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으로서의 내 역할은 선수들이 경기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어느 경기를 치르든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우리가 준비를 해왔다. 두 경기를 앞두고 우리가 어떻게 준비해야 승점 6점을 챙길 수 있을지만 생각하고 있다. 내가 물론 외국인이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이 평양 원정에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해하려고도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승점 6점을 챙기는 것이다. 경기는 변수가 따른다. 이 중에는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우리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해도 바뀌는 것이 없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변수만 바꾸도록 노력하고 있다. 경기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벤투 감독과의 일문일답.
축구회관=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이재익(알라이얀) 최초 발탁 배경.
▶과거에도 대표팀 선발 기준에 대해 말씀 드린 바 있다. 이재익이 연령별 대표팀에서 어떤 활약을 했는지 지켜봤다. 그 외에도 현재 소속팀에서의 활약 뿐만 아니라 K리그에서 활약했던 것도 꾸준히 체크했다. 지금 시기에 한 번 증명을 해보고 대표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기존에 소집했던 센터백 자원 4명에 추가로 이재익을 발탁해 어떤 능력을 보이는지 지켜보려고 한다. 경쟁은 치열하다. 이재익을 발탁했다고 해서 출전 기회를 얻어간다는 말은 하지 못한다. 그러나 분명히 지금 시기에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해 발탁했다.
▶남태희가 부상으로 장시간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안타깝다. 특히 지난 1월 아시안컵 때 함께하지 못해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 일단 이 선수가 가진 기술력이 워낙 출중하다. 대표팀에서는 섀도우 스트라이커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4-3-3으로 경기를 한다고 해도 중앙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 프리롤을 줬을 때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올 수도 있다. 우리 팀에 많은 것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선수다. 부상 탓에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복귀 뒤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평양 원정 이동 일정이 미정이다.
▶북한과의 경기 전에 또 다른 경기가 있다. 첫 번째 경기를 잘 치러야 두 번째 경기도 잘 치를 수 있다. 스리랑카전을 잘 준비해서 잘 치러야 두 번째 경기가 나온다. 집중해서 스리랑카전부터 잘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
▶우리가 이동, 잔디 등 모든 변수에 대해 마련하고 있다. 선수 소집 후 우리가 마련한 대안 중 어떤 게 좋은지 결정할 생각이다. 관중을 말씀 주셨지만, 우리 선수들은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하기를 원한다. 부담된다고 빈 경기장에서 하는 것은 동기 부여되지 않는다. 관중이 많이 온다는 것은 선수들을 보기 위함이다. 우리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돼 많은 관중 앞에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김보경(울산)이 빠지고 남태희(알사드)가 합류했다.
▶우리가 어떤 선수를 다른 선수로 교체하는 형식은 아니다. 매번 소집 때마다 두 경기를 치르는데 적합한지 고려해 선발한다. 이번에 남태희가 김보경을 대신해 들어왔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명단을 작성할 때는 상황을 두고 작성한다.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발견한 우리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우리는 기본적으로 전 경기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지난 경기에서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전반 초반 30분은 상당히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그러나 전반 마지막 15분은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전적으로 내 잘못이고 책임이다. 포메이션을 원톱에서 투톱으로 바꿔 경기를 운용했는데, 그 시점부터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후반에는 우리가 몇 번의 위기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었다.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전반 30분 만큼의 날카로움을 보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전반 30분 동안 추가 득점을 했다면 다른 양상으로 경기했을 것이다. 이런 부분을 고려해서 잘 준비하겠다.
-북한의 전력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북한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스리랑카도 분석하고 있다. 한가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스리랑카와 북한은 서로 다른 유형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기본적으로 상대가 치른 직전의 몇 경기를 바탕으로 분석한다. 그러나 전 경기에서 어떻게 했느냐보다 우리를 상대할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첫 경기부터 잘 마무리한 뒤 북한전을 준비하겠다.
-이강인(발렌시아)에 대한 평가.
▶이강인은 유럽 리그 선수를 지켜보는 것과 마찬가지다. 관심을 갖고 꾸준히 본다. 물론 거리가 멀어서 TV 중계로 지켜보고 있다. 어떤 능력과 기량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두가 안다. 기술이 좋고,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물론 개선하고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경기 중에 자신의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다. 수비력은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 이런 부분들은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최선을 다해 돕겠다. 10월에 얼마나 기회를 얻고, 출전할 수 있는지는 검토하겠다. 혹시라도 출전하게 된다면 어떤 포지션에서 뛸지 고려해 정하겠다.
-황인범(벤쿠버)에 대한 평가.
▶황인범이 왜 대표팀에 와야하는지는 너무 많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 굳이 말씀을 드리자면 황인범은 전천후 미드필더로서의 역량이 있다고 본다. 모든 순간에 잘 대응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공격 전환, 수비 전환 등 경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부분에서 잘 판단할 수 있다고 본다. 선수가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 잘 이해하고 있다. 각 포지션마다, 다른 포지션에 기용을 했을 때도 황인범은 무엇을 해야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 심지어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을 해도 역량을 갖췄다고 본다. 그래서 우리가 선수를 발탁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선수가 매번 출전 기회를 보장받는 것은 아니라고 말씀 드릴 수 있다. 미드필더 포지션은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외국인 감독으로서 평양 원정은 어떤 의미인가.
▶감독으로서의 내 역할은 선수들이 경기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어느 경기를 치르든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우리가 준비를 해왔다. 두 경기를 앞두고 우리가 어떻게 준비해야 승점 6점을 챙길 수 있을지만 생각하고 있다. 내가 물론 외국인이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이 평양 원정에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해하려고도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승점 6점을 챙기는 것이다. 경기는 변수가 따른다. 이 중에는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우리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해도 바뀌는 것이 없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변수만 바꾸도록 노력하고 있다. 경기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황의조(보르도)가 소속팀에서는 측면에서 뛴다.
▶새 팀으로 이적하면 당연히 그 팀에 적응해야 한다. 맞춰야 하는 부분이 있다. 황의조에게도 나타나고 있다. 이적 후에는 대표팀에서 뛴 포지션에 아닌 측면에서 뛰기도 한다. 소속팀에서 스리백을 쓰고, 원톱 밑에서 2선으로 뛰는 모습도 봤다. 황의조가 성장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좋은 선수로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소속팀에서 어떤 활약을 하든 일단 나의 계획은 황의조는 최전방 자원으로 분류해 활용할 생각이다.
-밀집 수비에 대응하는 법.
▶매 경기, 매 상황을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전도 전반 30분은 좋았다. 어떻게 보면 그 30분 안에 경기를 끝낼 수 있는 기회도 잡았다. 결국에는 그렇지 못해서 후반에 불필요하게 위기를 겪었다. 후반에 우리가 전반보다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공간이 나지 않는 중앙에 돌파를 했던 부분이 어려움을 가지고 왔다. 하지만 경기, 상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상황도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양한 대비를 하고 있다. 김신욱(상하이 선화)은 아직 시가니 있다. 변수가 있다. 여러 상황이 있기에 소집 후 어떻게 고려할지 활용법을 결정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