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투고타저로 점철된 2019시즌 KBO리그에서 홈런이 갖는 의미는 더 커졌다.
내로라 하는 거포들도 고개를 숙였다. 지난 시즌 홈런왕(44개) 김재환(두산 베어스)은 30일 현재 단 15개의 홈런에 그치고 있다. 20홈런을 돌파한 타자 역시 리그 전체에서 11명에 불과하다. 35명이 20홈런을 넘겼고, 40홈런 타자도 5명이나 나왔던 지난해와 극명히 대비된다.
키움 히어로즈가 자랑하는 '국민거포' 박병호의 활약상은 그래서 더 인상적이다. 30일 현재 KBO리그에서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박병호 단 한 명 뿐이다. 고질적인 손목 통증을 안고 있음에도 올 시즌까지 6년 연속 30홈런(2012~2015년, 2018~2019년·메이저리그 진출 기간 제외)을 달성할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과시했다. 동료 제리 샌즈와의 경쟁 관계가 형성되면서 시너지가 났다는 분석도 있지만, 타고난 거포 기질과 끊임없는 노력이 아니었다면 달성할 수 없었던 기록이라는게 대체적인 평이다. 키움 장정석 감독은 "박병호가 시즌 초반 부진과 손목 통증만 아니었다면 40홈런을 충분히 달성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박병호의 홈런 비밀엔 타구 속도가 있었다. KBO 공식 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가 구추적시스템(HTS) 데이터를 바탕으로 100안타 이상을 기록한 52명의 타자를 분석한 결과, 박병호는 평균 150.1㎞의 타구 속도를 기록하면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공을 방망이에 정확하게 맞추는 컨택 능력 뿐만 아니라 간결하고 유연한 스윙 폼을 앞세워 강력한 타구를 생산해냈음이 데이터로 증명된 셈이다. 박병호는 지난해에도 안타 타구 속도 평균 151.2㎞로 전체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KT 위즈 강백호는 평균 149.5㎞의 타구 속도로 박병호에 이은 2위에 올랐다. 이밖에 제리 샌즈(키움·149.2㎞)와 다린 러프(삼성·149.0㎞), 김현수(LG·148.0㎞)도 톱5에 이름을 올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