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정규시즌 한 경기를 남겨놓고 두산 베어스가 자력 우승 기회를 이어갔다.
두산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투수 이용찬과 선발 요원인 두 번째 투수 이영하의 호투를 앞세워 3대0의 완승을 거뒀다. 최근 4연승을 달린 두산은 87승55패1무를 마크, SK 와이번스와 공동 1위를 유지했다.
두산은 10월 1일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마저 승리하면 SK의 잔여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짓는다. 이날 SK는 대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2대0으로 꺾었다. 두산은 시즌 상대전적에서 SK에 9승7패로 앞섰다. 같은 승률이면 상대 전적에서 앞선 팀이 상위 순위가 된다.
경기전 두산 김태형 감독은 "오늘은 전에 말했던 대로 이용찬과 이영하가 차례로 나온다. 두 선수가 9이닝을 모두 책임져 주면 가장 이상적이다"고 말했다. 이영하는 올시즌 15승을 거둔 두산의 주축 선발투수다. 이영하를 투입해야 할 만큼 두산은 1위 싸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스트시즌서 3선발 예정인 이영하의 시즌 막판 컨디션 점검 차원의 의미도 있었다.
하지만 경기 초반 변수가 발생했다. 이용찬이 0-0이던 4회초 투구서 갑작스럽게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내려간 것이다. 두산은 "이용찬이 오른쪽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껴 일단 교체했다. 부위가 부위다 보니 내일 상태를 보고 병원 검진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용찬은 3회까지 1안타 4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침착하게 다음 투수로 이미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던 이영하를 불러올렸다. 이용찬과 마찬가지로 이후 경기 역시 이영하가 주도하는 흐름으로 갔다. 이용찬으로부터 공을 받은 이영하는 4회를 삼자범퇴로 가볍게 틀어막았다. 3-0으로 앞선 5회에도 2사후 김민성에게 중견수 오른쪽 안타를 내줬지만, 유강남을 2루수 플라이로 요리했다. 6회와 7회는 연속 삼자범퇴였다.
최대 위기였던 8회에도 후속타를 막고 무실점으로 마쳤다. 1사후 김민성에게 중전안타, 2사후 대타 박용택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한 이영하는 이천웅을 유격수 직선아웃으로 제압했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영하는 볼넷 한 개를 내주고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두산은 5회초 김재환과 김재호의 연속 볼넷으로 만든 무사 1,2루 찬스에서 상대 차우찬의 연속된 폭투, 대타 최주환의 적시타, 허경민의 희생플라이 등을 묶어 3점을 뽑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일단 모레 NC전은 그야말로 총력전이다.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우리는 우리의 것을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